美ITC, '배터리소송 조기패소' SK이노 이의제기 접수

10월 최종결정 전 다음 달 수용·기각 여부 발표

디지털경제입력 :2020/03/05 15:21    수정: 2020/03/05 15:21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LG화학과의 전기자동차 배터리 영업비밀 소송에서 조기패소 판결을 받은 SK이노베이션의 이의제기 신청을 검토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ITC는 SK이노베이션과 이 회사의 배터리사업 미국 법인인 'SK배터리 아메리카'가 신청한 이의제기 '청원서(Petition)'를 접수했다.

이의제기는 재판부의 결정에 대해 재검토를 요청하는 통상적인 절차다. 앞서 ITC가 지난달 14일 SK이노베이션의 조기패소 판결을 승인하는 예비결정을 내리자 사측은 즉시 이의제기 신청 절차에 돌입했다.

LG화학, SK이노베이션 영문 로고. (사진=각 사)

앞서 자사가 주장해온 바가 ITC 측에 충분히 전달되지 않았다고 보고 법적으로 정해진 절차를 진행한다는 게 SK이노베이션의 설명이다. 관건은 ITC가 SK이노베이션의 이의제기를 수용할 지 여부인데, ITC는 다음 달께 SK이노베이션의 이의제기를 받아들일 지, 또는 기각할 지를 결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ITC가 이미 조기패소 판결을 내렸기 때문에, 다음 달 초로 예정된 '변론(Hearing)' 등의 절차 없이 오는 10월 5일까지 ITC위원회의 '최종결정(Final Determination)'만 남게 됐다. 만약 ITC가 SK이노베이션의 이의제기 검토 후에도 LG화학의 손을 들어준다면 SK 측의 패소 가능성이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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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이 이번 소송에서 패소하면, 이 회사의 배터리 셀·모듈·팩 등에 대한 미국 내 수입금지 효력이 발생한다. 이미 1조9천억원을 투자했고, 또 2공장 증설에 추가로 1조원이 투입될 SK이노베이션 미국 조지아 공장 가동에도 여파가 미칠 우려가 있다.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과 합의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이 회사는 지난 달 ITC의 조기패소 판결 직후 "고객 가치와 산업 발전을 위해 모든 역량을 다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며 "그동안 견지해 온 것처럼 LG화학과는 선의의 경쟁 관계지만, 산업 생태계 발전을 위해 협력해야 할 파트너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 기조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협상의 가능성을 열어놓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