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반도체 초격차 '속도'…中 시안에 300명 추가 급파

시안2공장 증설에 고삐, 낸드플래시 적기 양산 발판

디지털경제입력 :2020/05/23 11:38    수정: 2020/05/24 14:32

삼성전자가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에 300여명을 추가 파견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현지를 방문한 지 나흘 만이다. 경쟁사 추격 속에 공장 증설 작업을 차질 없이 진행해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 선두 자리를 공고히 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22일 중국 시안2공장 증설을 위해 자사와 협력사 전문인력 300여명이 출국했다고 밝혔다. 이들 인력은 한·중 기업인 신속통로(입국절차 간소화) 제도를 이용해 중국 출장에 나섰다.

앞서 한·중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은 한국 기업인을 대상으로 입국 후 14일 의무격리를 면제하는 신속통로 도입에 합의했다. 이 부회장도 지난 17일 중국 시안 사업장 방문 시 이 제도를 이용한 바 있다. 이번 출장 인력은 음성 판정 시 3일 정도 격리 후 출근한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2일에도 전문인력 200여명을 시안2공장 증설작업에 투입한 바 있다. 당시 기술진들은 특별 허가를 받고 건강상태에 따라 최대 2주일간 격리 조치된 후, 증설작업에 추입됐다.

시안 공장은 삼성전자의 유일한 해외 메모리반도체 생산기지로 낸드플래시를 생산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시안2공장에 대한 2단계 증설투자로 80억달러(약 9조7천억원)를 투입한다고 밝혔다. 전체 투자 금액은 150억달러에 달한다. 시안2공장은 앞서 준공한 시안1공장(2014년부터 양산 전개)과 마찬가지로 V-낸드플래시가 주로 양산될 예정이다.

이재용 부회장이 중국 산시성에 위치한 삼성전자 시안반도체 사업장을 찾아 현장을 점검하는 모습.(사진=삼성전자)

시안2공장 2단계 투자가 완료될 경우 낸드플래시 생산캐파는 월 13만장이 될 전망이다. 양산 시점은 내년 상반기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시안2공장 증설 작업을 계획대로 진행하고 시장 상황과 수요 전망에 맞춰 탄력적으로 투자를 이어갈 방침이다.

한승훈 삼성전자 파운드리 마케팅팀 전무는 지난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중국 시안2기 양산은 기존 계획대로 램프업 중이다"며 "코로나19로 인한 변화에 따라 장기화의 경우나 조기종식의 경우를 포함해 다양한 시나리오 분석을 하고 있다. 분기별 투자 검토를 집행해 불확실한 상황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165억1천700만달러의 매출로 시장 1위(점유율 35.9%)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중국 칭화유니그룹 산하의 YMTC가 중국 정부의 자금 지원을 발판 삼아 낸드플래시 시장 진입을 확대하고 있다.

YMTC는 지난달 연내 128단 적층형 낸드플래시 양산에 돌입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세계 최초로 생산을 시작한 3D 낸드플래시다. 실제 양산되더라도 기술 품질이 경쟁력에 주요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삼성전자는 고부가 제품으로 승부를 볼 전략이다.

한승훈 전무는 "중국 공급사(YMTC) 메모리 시장 진입은 고용량·고품질·저전력이 매우 중요해 단순 양산보다는 안정적인 고부가 제품 공급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삼성은 현재 기술 리더십을 유지하고 확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고품질 기술의 우위를 확대하고, 선단 공정을 확대하는데 최고의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인력 파견을 통해 코로나19로 인한 시안 공장 증설 지연 우려를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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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기 위해서는 다가오는 거대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 시간이 없다. 때를 놓치면 안된다"며 발빠른 위기 대응을 주문하기도 했다.

아울러 이 부회장이 시안 사업장 방문 당시 접견한 산시성 당국 관계자 후허핑 서기는 외국 기업에 대한 안정적인 환경 조성과 삼성 프로젝트 보장, 메모리 반도체를 비롯한 핵심 먹거리 사업에서의 협력을 강화할 것을 언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