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컴 특명…"이커머스 데이터 확보하라"

텐센트-구글-네이버-카카오, 상거래 확대

인터넷입력 :2017/06/05 17:36    수정: 2017/06/05 18:07

손경호 기자

국내외 주요 인터넷 기업들이 전자상거래(e-commerce, 이커머스)에 대한 관심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구글과 텐센트가 대표적이며 국내에서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그렇다. 구글과 텐센트는 각각 아마존 및 알리바바와 맞짱을 뜨고, 네이버와 카카오는 상거래 관련 플랫폼을 강화하는 추세다. 이 기업들이 상거래에 관심을 키우는 까닭은 그 자체로 중요한 사업이기도 하지만 단지 이커머스 사업에 발을 담그기 위한 의도로만 해석하지는 않는다. 그보다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유의미한 데이터를 더 풍성하게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서의 의미가 더 크다는 분석이다.

인공지능 시대에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서비스를 어떻게 제공하느냐가 관건인데 상거래 데이터야말로 가장 중요한 정보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텐센트, 모든 길은 위챗으로 통한다

텐센트는 생활에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모바일메신저 위챗 안으로 끌어온다는 전략이다.

최근 이 회사는 위챗으로 고급 브랜드의 가방, 옷까지 판매하기 시작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롱삼, 버버리, 카르티에 등 일부 브랜드로 시작하지만 향후 브랜드를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그룹 또한 지방시와 디올 브랜드의 본격 판매를 위한 수요 테스트를 하는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텐센트는 모바일메신저 위챗에서 고급 브랜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고, 징둥닷컴과 연계한 온라인 쇼핑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위챗 사용자는 지난해 2분기 기준 8억6천만명을 넘어섰다. 그만큼 자국 내에서 매출이 성장하고 있는 고급 브랜드를 활용해 새로운 형태의 전자상거래 시장을 만들어보겠다는 생각이다.

전자상거래 분야 넘버원인 알리바바를 견제하기 위한 방법으로 텐센트는 지난해 해당 분야 2위 업체인 징둥닷컴 지분을 21.25% 확보해 최대 주주가 됐다.

텐센트는 이를 통해 중국 최대 사용자수를 보유한 자사 플랫폼에서 징둥닷컴에 입점한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테면 위챗에서 해당 쇼핑몰의 상품을 위챗페이로 구매할 수 있게 하는 식이다.

구글 쇼핑은 기업들이 검색 결과에서 상품을 골라 결제할 수 있는 유료 서비스를 지원한다.(사진=구글)

이어 지난 4월에는 텐센트가 중국 온라인 중고 거래 플랫폼인 좐좐에 2억 달러를 투자하는 등 알리바바에 대한 공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구글, 쇼핑 데이터 확보서 아마존 넘기 시도

구글은 이미 수 년 전부터 타도 아마존을 외쳤다.

세계 검색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구글은 2012년 구글 상품 검색(Google Product Search)을 구글 쇼핑으로 변경하고, 유료로 전환했다.

이후 전자상거래 전문 기업인 채널 인텔리전스, 온라인 쇼핑몰 추천 서비스 스텔라, 영국 전자상거래 재고관리 분석 업체인 레인지스팬 등을 잇달아 인수했으며 지난해에는 애플 출신 개발자가 설립한 쇼핑 검색 스타트업 언디사이더블 랩스도 인수했다.

구글 쇼핑은 크게 2가지 방식으로 이뤄진다. 구글을 통해 자사 상품을 광고하고, 구매까지 이끌어 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상점들은 구글 머천트 센터 계정을 만들어 자신들의 상품, 서비스에 대한 정보를 올린다. 그 뒤 구글 애드워즈를 통해 검색 결과에 자사 상품이나 서비스가 표시되고 결제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했다.

이밖에도 구글은 지난 2014년부터 아마존 프라임과 유사한 구글 익스프레스 서비스를 시작하며 오프라인 배송 경쟁에 뛰어들기도 했다.

최근 구글은 특정 패션 아이템이 다른 아이템과 어울리는지 여부를 살펴볼 수 있는 이미지 검색 기능인 '스타일 아이디어'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IT 전문매체 리코드는 "구글 이미지 검색을 제품 검색의 시작 도구로 만들면서 궁극적으로 아마존이나 이베이와 같은 쇼핑 포털로 만들기 위한 것"이라며 "검색 분야의 압도적 우위에도 불구하고 구글은 제품 검색에서는 아마존에 뒤처져 있다"고 평가했다.

네이버는 스토어팜, 쇼핑 검색 등을 활용해 검색 콘텐츠 강화를 위한 방안으로 쇼핑 콘텐츠를 확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사진=네이버)

실제 미국의 전자상거래 조사업체인 불룸리치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온라인 쇼핑 이용자 가운데 약 55%는 아마존에서 상품 검색을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5년 44%보다 크게 증가한 수치로 같은 기간 구글 등 검색엔진을 통해 제품 검색을 시작한 구매자의 비율은 34%에서 28%로 하락했다.

■네이버, 쇼핑 콘텐츠 강화=검색 콘텐츠 품질 높이기

국내 대표 인터넷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도 온라인에서 상품이나 서비스를 사고 파는 전자상거래 콘텐츠를 자사 플랫폼에 가져오기 위해 속도를 내는 중이다.

네이버 스토어팜과 쇼핑검색이 대표적이다. 스토어팜은 중소상공인이면 누구나 무료로 손쉽게 자사 상품 정보를 올릴 수 있는 서비스를 지원한다. 쇼핑검색은 사용자가 키워드를 입력하면 구매 가능한 상품, 서비스 목록을 보여주는 것과 함께 가격 비교 서비스까지 제공 중이다.

네이버 관계자에 따르면 이 회사는 쇼핑 관련 서비스를 검색 콘텐츠로서 보고 있다. 지난 2월에는 딥러닝 기술을 활용 '러블리', '귀여운', '화려한' 등과 같은 감성 키워드에 맞춰 다양한 스타일의 상품들을 추천해주는데 이어 오는 여름에는 스마트폰 카메라로 찍은 사진만으로 비슷한 상품을 추천해주는 '쇼핑 카메라'도 오픈할 생각이다.

지난달 24일 열린 파트너스퀘어 부산 오픈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이윤숙 네이버 쇼핑 담당 리더는 "네이버가 다양한 사용자들의 검색 니즈를 맞추기 위해 방대한 백과 데이터를 확보, 구축하고 있는 것처럼 쇼핑 또한 사용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검색 콘텐츠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카카오톡 플러스친구 계정을 개설한 기업, 중소상공인, 일반 개인들은 카카오톡 내에서 상품정보를 보고 구매, 결제까지 할 수 있게 됐다.(사진=카카오)

네이버 관계자는 "이커머스는 사용자들의 생활과 가장 맞닿아 있는 콘텐츠이고, 기술 발전으로 IT 서비스들이 우리 생활 깊숙이 들어오면서 IT 기업들 입장에서는 주력할 수 밖에 없는 분야"라며 "이커머스 콘텐츠 확보를 위해 다양한 IT 기업들이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뛰어들면서 이제 이커머스 시장에 대한 영역 구분 자체가 의미 없어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새 플러스친구 내놓은 카카오, 전자상거래는 슈퍼앱의 일부

카카오는 텐센트가 가진 위챗과 유사한 모델로 서비스를 제공할 생각이다.

지난 주 카카오는 옐로아이디와 플러스친구를 통합한 새로운 비즈니스 플랫폼 '카카오톡 플러스 친구'를 오픈했다.

기업이나 소상공인, 일반 개인 사용자 등 누구나 카카오톡 플러스친구를 개설할 수 있다. 이중 기업, 소상공인 등 상품이나 서비스를 거래하려는 수요가 있는 경우에는 이달 말에서 다음 달 오픈 예정인 카카오톡 스토어에 상품을 등록해 카카오페이를 통한 결제까지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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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관계자에 따르면 카카오톡 스토어의 경우 플러스친구를 통한 메시지 발송료를 받는 형태로 수익을 거둔다. 정책 상 기업, 중소상공인 등이 자사와 플러스친구를 등록한 사용자들에게 월 1만건 이상 메시지를 발송할 경우에는 건당 일반형 15원, 타깃형 20원(부가세별도)이 과금된다. 그 이하일 경우에는 무료다.

카카오 관계자는 "전자상거래 서비스만 붙이려는 것이 아니라 메신저가 슈퍼앱이 되도록 생활서비스 전반을 연결시킬 예정"이라며 "그 기능 중 하나가 결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