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누리닷컴 진화…이커머스 데이터 플랫폼

최문석 대표 "3년뒤 매출·영업이익 두 배 목표"

인터넷입력 :2017/05/31 16:35    수정: 2017/05/31 16:49

손경호 기자

원조 가격비교서비스를 제공했던 에누리닷컴이 '이커머스 데이터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난다.

이를 통해 2020년까지 지난해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을 2배 성장시킨다는 전략이다.

써머스플랫폼(대표 최문석)은 31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출사표를 던졌다.

써머스플랫폼(구 에누리닷컴)은 지난 2014년 5월 VIG파트너스에 인수된 지 3년째를 맞았다.

그동안 이 회사는 에누리닷컴 외에 택배조회서비스인 스마트택배를 운영하는 스윗트래커, 해외직구 모바일앱 쉽겟을 운영 중인 메가브레인, 모바일광고플랫폼 쉘위애드를 인수하면서 에누리그룹으로 운영되다가 지난달 현재의 사명으로 바꿨다.

이 시기에 골프예약서비스인 엑스골프를 운영 중인 그린웍스를 YG스포츠에 315억원에 매각하면서 이커머스와 데이터 비즈니스에 집중한다는 방향성을 세웠다.

최문석 써머스플랫폼 대표.

■"가격비교 넘어 데이터 비즈니스 키울 것"

써머스플랫폼이 현재 주력인 가격비교서비스와 함께 새롭게 내세운 것은 이커머스 데이터 플랫폼이다.

최문석 써머스플랫폼 대표는 이날 "지난 3년 동안 인수한 기업과 에누리닷컴이 구축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전체 매출 중 에누리닷컴의 매출 비중을 앞으로 3년 뒤 40%까지 낮추고, 그 자리를 자회사 30%, 이커머스 데이터 플랫폼이 30% 비중으로 가져갈 수 있도록 방향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VIG파트너스에 인수된 뒤 매년 두 자릿수 퍼센티지 성장하며 올해는 매출 382억원에 영업이익 125억5천만원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이 회사는 기존 자회사들이 보유한 데이터를 활용한 이커머스 데이터 플랫폼을 통해 새로운 수익 기반을 만들며 2020년까지 매출 800억원에 영업이익 240억원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에누리그룹의 서비스 이용자는 2014년 월 평균 185만명에서 2017년 월 평균 650만명으로 3배 이상 급증하였으며, 특히 모바일 이용자는 10배 이상 증가하였다. 모바일 앱 다운로드도 2014년 50만에서 2017년 4월말 현재 1천200만으로 대폭 증가했다.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은 2배로 성장시키면서 가격비교서비스 외 자회사, 신사업 분야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에누리닷컴은 주요 오픈마켓, 중대형 쇼핑몰 등을 포함한 1천100여개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2억5천만건의 상품DB를 확보하고 있다. 국내 주요 오픈마켓의 상품이 3천만건이라는 점과 비교하면 그 수치를 실감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비슷한 상품정보가 중복되지 않도록 별도로 표준화된 분류체계를 통해 800만개 상품모델정보를 확보했다.

자회사인 쉽겟은 미국, 일본, 독일, 중국 대형 쇼핑몰에 대해 연간 1억2천만개 해외 인기상품DB를 보유했다.

또 다른 자회사 스윗트래커가 서비스 중인 스마트택배의 경우 국내 배송정보의 95%에 달하는 월 8억건의 배송데이터를 가졌다.

모바일광고플랫폼인 쉘위애드 역시 월 3억건의 모바일 광고 클릭 데이터를 갖췄다.

이날 발표를 맡은 써머스플랫폼 김기범 사업총괄 전무는 "이 정도 수준의 빅데이터를 확보한 기업은 우리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온라인에서 구매가 이뤄지는 상품정보, 가격, 결제, 배송 관련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수집, 보유해 분석하고 활용하는 방식으로 기업의 비즈니스를 돕는 플랫폼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고객-기업 돕는 이커머스 데이터 플랫폼 뭐길래

이커머스 데이터 플랫폼은 크게 3가지 솔루션을 고안했다.

먼저 상품데이터 표준화 솔루션(PDSS)은 여러 쇼핑몰에서 수많은 판매자들이 중복해서 판매하고 있는 상품을 보다 구체적으로 분류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사용자들이 보다 쉽고 정확하게 자신이 원하는 상품을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예를들어 '하기스 매직기저귀 3단계'를 검색하면 국내 1위 쇼핑몰에서 650개 상품이 검색되는데 같은 상품인데도 불구하고 가격과 상품명이 제각각이다. 이를 표준화된 상품명으로 분류하고 3단계, 중형, 남아용, 7kg~11kg, 밴드형 등과 같은 태그를 붙일 수 있도록 했다.

김 전무에 따르면 이미 지마켓, 옥션, 인터파크, GS숍, CJ몰 등과 같은 곳에서 이러한 솔루션을 사용 중이다.

마케팅 인사이트 리포팅 서비스(MIRS)는 써머스플랫폼이 보유한 2억5천만개 상품정보를 월 8억건 이상 상품 배송정보와 결합시켜 약 250만명의 실제 구매 데이터, 택배정보, 표준상품DB를 조합해 주요 기업들의 상품이 온라인에서 어떤 트렌드로 소비되고 있는지에 대한 분석을 제공한다. 지난해 시범오픈한 이 서비스는 P&G, 아모레퍼시피, 유한킴벌리, 아디다스 등 10여개사에서 이미 활용 중이다.

끝으로 빅데이터 기반 차세대 쇼핑 에이전트 서비스(ASAS)는 사용자가 어떤 상품을 검색해서 구매하는지 쇼핑 스타일을 분석한 뒤 개인쇼핑비서를 통해 맞춤형으로 상품을 추천한다. 이 서비스는 에누리닷컴, 쉽겟과 같은 내부에서 먼저 시범적용해 본 뒤 외부 쇼핑몰들로 서비스 대상을 확대해 나갈 생각이다.

에누리닷컴의 경우 누리봇이라는 엔진을 통해 매일 상품을 비교해서 추천해준다. 그러나 보다 개인화된 추천 서비스를 지원하기 위해 외부 기술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최 대표는 "우리는 데이터 쪽에 중점을 두고 엔진은 외부 역량을 활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네이버와 경쟁서 살아남을까

업계에 따르면 온라인 가격비교서비스의 경우 이미 네이버가 약 60% 수준으로 1위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에누리닷컴과 다나와가 뒤를 이어 30% 수준을, 다음포털이 나머지 10% 정도다. 이런 와중에 써머스플랫폼은 어떤 경쟁력을 갖추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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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조사를 해보면 여성이나 젊은층이 상품 카테고리에서는 의류, 화장품 등을 포함한 소프트굿즈(soft goods)에서는 네이버를 이용하는 경향이 강하고, 전자기기 등 하드굿즈(hard goods)에 대해서는 가격에 민감한 30대~40대 남성 위주 고객들이 에누리와 같은 가격비교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향이 있다"며 "고객성향이 다르고, 관심을 갖는 카테고리가 다르다는 점에서 네이버와 차별화를 위한 노력들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더해 최 대표는 "경쟁자로서 네이버는 통합검색을 통해 가격비교까지 자연스럽게 유입되는 트래픽이 있다는 점"이라며 "우리는 배송정보를 통해 해당 상품을 어떤 곳에서 어떤 사람들이 소비하고 있는지에 대한 보다 정확한 정보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 오래된 노하우를 통해 전문 가격비교 영역에서는 보다 정확하고 객관적인 지표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