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는 아타리 창업자 성추문 진실공방

미국 게임업계 페미니즘 논란으로 확산

게임입력 :2018/02/07 09:35    수정: 2018/02/07 09:53

박병진 기자

세계 최초의 비디오 게임 회사인 아타리의 창업자 놀란 부쉬넬을 둘러싼 성추문 논란이 장기화할 조짐이다.

의혹을 제기하는 여성과 부쉬넬을 변호하는 여성 간의 논쟁이 갈수록 뜨거워지면서 논의가 페미니즘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오는 3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릴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GDC) 주최 측이 부쉬넬에게 ‘선구자 상(Pioneer Award)’을 수여하기로 하면서부터다.

아타리 창업자 놀란 부쉬넬(왼쪽)과 브리아나 우.

게임 개발자 출신으로 올해 11월 미연방 하원의원 선거에 출마를 선언한 페미니스트 정치인 브리아나 우가 부쉬넬의 수상에 반대하면서 직장 내 성희롱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브리아나 우는 거품 욕조에서 임원 회의를 하며 여직원에게 옷을 벗으라는 압박을 줬다거나, 개발 중인 비디오 게임에 가장 예쁜 여직원의 이름을 붙였다는 과거 부쉬넬의 기고문 내용을 성희롱의 근거로 제시했다.

소셜 미디어상에서 부쉬넬의 수상에 반대하는 #notnolan 해쉬태그가 유행하자 GDC 측은 곧바로 시상 계획을 취소했다.

부쉬넬도 1월 31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우리 회사에 나의 행동이나 나와 함께 일한 사람의 행동으로 상처를 입은 모든 사람에게 무조건 사과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부쉬넬과 함께 일했던 여성들이 그를 두둔하고 나서며 논란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었다. 26년 동안 아타리에 재직했고 현재 Global VR사 국내영업 부사장인 일레인 셜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타리에 여성에 적대적인 분위기 따위는 없었고, 오히려 그 반대였다”며 부쉬넬에게 상을 줄 것을 요구했다.

브리아나 우 트위터.

단순한 반박을 넘어 브리아나 우가 의혹을 제기한 의도를 의심하는 여성도 나왔다.

아타리 출신 작가 로니 리더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부쉬넬보다도 아타리에 관계된 모든 여성을 생각하면 참을 수 없을 만큼 화가 난다”며 “이 하원의원이 되고 싶은 페미나치가 존재하지도 않는 피해자를 만들어 우리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고 다소 강경한 발언을 내놨다.

아타리 관계 여성들에게 역공을 받자 브리아나 우는 비판의 화살이 GDC가 아니라 자신에게 향하는 것에 반감을 드러냈다.

6일 브리아나 우는 자신의 트위터에 “대안 우파들이 GDC가 아니라 나와 다른 여성들을 재판에 올린 사실은 게임 업계가 여성에게 안전하지 않다는 걸 보여준다”며 “이 업계에서 여성은 공개적으로 말할 수도 없다. 우리를 끌어 내리려는 남성이 수두룩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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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블룸버그TV 캡처)

이날 블룸버그TV에 출연한 브리아나 우는 살해협박, 강간협박을 받고 있으며 집에 찾아와 벽돌을 던지고 사진을 찍는 사람까지 나왔다고 밝히는 등 지나치게 과열된 갈등 양상에 피로감을 호소했다.

부쉬넬은 사과문을 올린 후 현재까지 별다른 입장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