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 헤드셋 연결, USB-C 한 가닥으로 끝낸다

글로벌 주요 업체, 새 표준 위한 '버추얼링크 컨소시엄' 구성

홈&모바일입력 :2018/08/02 15:27

현재 PC용 VR 헤드셋에는 디스플레이와 USB 등 각종 기기 연결을 위해 케이블을 반드시 두 가닥 이상 연결해야 한다. 그러나 최근 VR 관련 주요 업체가 결성한 버추얼링크 컨소시엄은 USB-C 케이블 하나만 이용해 연결 가능한 새로운 규격, 버추얼링크를 들고 나왔다.

USB-C 케이블로 영상·음성 신호는 물론 USB 신호까지 한꺼번에 주고 받기 때문에 복잡한 연결이 필요 없다는 것이 이 컨소시엄의 주장이다. 그러나 USB-C 케이블의 신뢰도는 물론 모바일 기기와 연결시 전력 공급 등 여러 문제들이 여전히 남아 있다.■ 최소 2개 이상의 케이블 연결이 필요한 PC VR

PC 기반 VR 헤드셋은 PC에 케이블을 반드시 두 가닥 연결해야 한다. (사진=씨넷코리아)

오큘러스리프트, HTC 바이브 프로, 삼성전자 HMD 오디세이 등 PC 기반 VR 헤드셋은 PC에 케이블을 반드시 두 가닥으로 연결해야 한다. 하나는 PC에서 만들어진 영상을 전달받는 HDMI 케이블이며, 또 다른 하나는 헤드셋에 장착된 카메라 영상을 입력받는 USB 3.0 케이블이다.

이처럼 디스플레이 따로, USB 케이블 따로 연결하는 방식 때문에 기어VR처럼 스마트폰만 꽂으면 작동하는 모바일 VR 헤드셋, 혹은 HTC 바이브 포커스나 레노버 미라지 솔로 등 단독형 VR 헤드셋보다 불편하다.

■ USB-C 케이블 하나로 VR 헤드셋 연결한다

지난 7월 결성된 표준화 단체인 버추얼링크 컨소시엄은 PC와 VR 헤드셋 사이 연결을 USB-C 케이블 하나로 끝낼 수 있는 새 규격, 버추얼링크를 들고 나왔다.

버추얼링크 컨소시엄에는 업계 주요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사진=버추얼링크 컨소시엄)

버추얼링크 컨소시엄에는 현재 엔비디아, AMD 등 그래픽칩셋 업체는 물론 밸브와 오큘러스 등 VR 관련 회사, 여기에 마이크로소프트가 참여했다. 단 '버추얼링크'라는 상표권은 엔비디아가 관리하는 형태다.

버추얼링크는 USB-C 규격에 지정된 '얼터너티브 모드'를 활용한다. USB-C 규격은 USB-IF(시행자 포럼)이 정한 규격에 따라 총 24개의 케이블로 데이터와 전력을 공급받는다.

그러나 '얼터너티브 모드'를 활용하면 이런 규격에 얽매이지 않고 케이블의 여러 핀을 다른 용도로 재배치해 활용할 수 있다. 다시 말해 USB-C 규격이 아니라 케이블만 빌어 쓰겠다는 것이다.

버추얼링크는 USB-C 케이블 하나로 다양한 신호를 전송한다. (자료=버추얼링크 컨소시엄)

24개 핀 중 총 8개를 디스플레이포트로 쓰며, 4개는 카메라와 마이크 등 헤드셋에 연결된 USB 3.0 기기용으로 쓴다. 나머지 핀 중 4개에서 6개는 헤드셋에 전력을 공급하는 용도로 쓰인다.

현재 버추얼링크 규격은 USB-C 케이블을 통해 전력은 최대 27W까지 공급 가능하며, 디스플레이포트를 이용한 영상 전송은 최대 32Gbps까지 전송 가능하다. 헤드셋에 부착된 각종 카메라 등 외부 장치도 USB 3.1 Gen.2(10Gbps)로 연결된다.

기존 PC나 각종 장비를 버추얼링크 지원 헤드셋에 연결하기 위한 어댑터 규격도 만들어져 있다. 어댑터에 디스플레이포트 케이블과 USB 케이블, 전원 어댑터를 연결한 다음 헤드셋에 USB-C 케이블을 연결하는 방식이다.

■ 케이블 신뢰도와 모바일 기기 전원 공급이 걸림돌

버추얼링크 컨소시엄에 VR과 관련된 주요 업체가 모두 참여하고 있는 만큼 버추얼링크 규격은 향후 2-3년 안에 정식 표준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러나 버추얼링크 규격이 가지고 있는 문제도 있다. 가장 먼저 지적되는 것은 바로 케이블의 신뢰성 문제다.

버추얼링크용 USB-C 케이블은 높은 신뢰도를 요구한다. (자료=버추얼링크 컨소시엄)

버추얼링크 규격은 USB 3.1 Gen.2와 디스플레이포트 등 여러 신호를 한 케이블에 통합해 전송하다 보니 굵은 전선을 여러 가닥 묶어야 한다. 버추얼링크 컨소시엄은 관련 문서에서 "해당 규격을 만족하는 케이블의 지름은 6mm 내외가 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또 각종 단자나 내부 부품, 전선 역시 케이블 안에서 일어나는 간섭을 피하기 위해 신뢰성이 높은 부품을 쓸 것을 권고하고 있다. 여기에 헤드셋 이용자의 편의를 위해 케이블 길이는 최소 2미터, 최대 5미터가 되어야 한다.

이 모든 조건을 맞추려면 자연히 가격이 비싸지는데다 기존 USB-C 케이블이 호환되지 않을 가능성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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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지적되는 것은 스마트폰·태블릿의 전원 공급 문제다. 버추얼링크 규격은 최소 15W, 최대 27W의 전력 공급을 필요로 한다.

USB-C 단자로 외부 기기에 15W 이상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스마트폰은 드물다. (사진=씨넷)

현재 출시되는 대부분의 스마트폰에 USB-C 단자가 달렸지만 이 정도의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제품은 없다. 따라서 전원 어댑터를 헤드셋에 따로 연결할 필요가 있다. 결국 케이블 하나를 더하는 셈이므로 편의성이 떨어지는 결과를 낳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