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지금이 기회…4분기 1위 목표는 연기"

'리모콘'처럼 쓰는 스마트홈 구축 전략도 발표

홈&모바일입력 :2019/06/11 14:04

[상하이(중국)=손예술 기자] 미국과 중국이 무역분쟁으로 서로 주력 상품에 관세를 추가 부과하는 등 심각한 갈등 국면임에도 중국 네트워크 및 모바일 기업 '화웨이'는 지금이 기회라고 밝혀 주목을 받았다.

화웨이는 모바일을 중심으로 8개의 주변 기기를 연결하고, 클라우드를 통해 수시로 데이터를 주고 받는 화웨이 중심 사물인터넷(IoT) 생태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11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 케리호텔에서 열린 '씨이에스 아시아(CES ASIA) 2019'에서 기조 연설자로 나선 화웨이 샤오 양(Shao yang) 소비자비즈니스그룹 최고전략대표는 "주변 사람들이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안부를 묻는데 화웨이는 지금이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다만 화웨이는 모바일 판매량 글로벌 1위 달성 시점은 연기했다. 샤오 양 대표는 "2011년부터 패드나 모바일 등의 소비자 비즈니스를 구축했으며 올해 4분기 글로벌 1위 달성 계획을 세웠지만 이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11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서 열린 'CES ASIA 2019'에 기조연설을 한 화웨이 샤오 양(Shao yang) 소비자비즈니스그룹 최고전략대표.(사진=지디넷코리아)

샤오 양 대표는 "화웨이 모바일을 사용하는 이용자가 5억명이 됐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서 얻은 것이다"며 "과거 사람들이 삼성전자나 애플의 스마트폰을 사용했고 화웨이 폰에 대해서는 외관도 보기 싫다고 했었다. 이런 이들에게 다른 경험을 심어줘야 겠다는 혁신의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화웨이 모바일 소비량의 증가에 대해 구체적인 원인을 제시하진 않았지만, 중국의 모바일 판매량을 일례로 들었다. 샤오 양 대표는 "화웨이의 'P6'모델은 6만대 정도 팔렸는데 당시에는 중국서 하루에 스마트폰이 50만~60만대 팔렸던 때다. 사실은 실패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화웨이는 모바일을 중심으로 주변 기기를 연결, 화웨이 모바일과 인공지능(AI)칩을 통해 제어하고 움직일 수 있는 그야말로 '화웨이 사물인터넷' 생태계 구축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샤오 양 대표는 이를 '1+8+N' 전략이라고 소개했다. 모바일이라는 한 개의 기기로 8개(TV·스마트글래스·스마트워치·자동차·이어폰·PC·패드·스피커)를 연결하고 이를 제어한다. 연결의 시너지로 얻는 서비스는 N개 이상이 될 수 있다는 전략이다. 일상 생활에서 주로 사용하는 주변 기기를 연결하는 만큼, 화웨이는 판매점을 가전 제품의 판매장으로 디스플레이하는 일도 병행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 'CES ASIA 2019' 에서 화웨이 샤오양 소비자비즈니스그룹 최고전략대표가 발표한 1+8+N 전략. (사진=지디넷코리아)

다만 화웨이는 수 백개의 각기 다른 가전 브랜드와의 연결, 사투리부터 언어가 천차만별인 세계를 어떻게 통합할 지는 회사가 풀어나갈 과제라는 입장이다.

샤오 양 대표는 "다른 브랜드들이 경쟁사의 브랜드의 언어를 받아들이지 않는데, 그렇다고 한 가정에서 스마트홈을 구축하고자 20개가 넘는 애플리케이션(앱)을 쓸 수도 없는 실정"이라면서도 "화웨이는 독자적으로 가전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이 아니기 때문에 모든 브랜드와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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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 양 대표는 이날 기조 연설에서 AI칩-모바일-클라우드로 연결하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 '어빌리티 갤러리'의 시장을 확장하겠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인공지능 칩이 들어간 모바일을 통해 클라우드와 데이터를 송신해 주변 기기를 움직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 그야말로 화웨이 모바일이 연결되는 기기의 '리모콘'이 되는 셈이다. 화웨이 어빌리티 갤러리는 자연스럽게 연결된 것들의 상호작용을 가능하도록 돕는다.

샤오 양 대표는 "중국 심천에 ‘노아의 방주’란 이름의 실험실이 있다. 이 실험실에는 가전제품들이 있으며 모든 연결의 가능성에 테스트하고 있다"며 "세계 브랜드와 협력하고 부동산과도 연결해 스마트홈에서 건설까지 아우르겠다. 화웨이는 전진을 앞둔 역사적인 시기에 있고 고유의 방향성을 정의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