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초고속 전기차 충전소 시대 열린다...완성차 경쟁 치열

포르쉐, 벤츠, 현대기아차, 테슬라 등 합류

카테크입력 :2019/10/28 15:46    수정: 2019/10/28 16:04

쇼핑몰 등 국내 주요 편의 시설 등에서 자체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구축하려는 완성차 브랜드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미 전국 21개 지역에 슈퍼차저(급속충전기) 충전소를 구축한 테슬라와 직접적으로 경쟁하겠다는 뜻이다. 이로 인한 본격적인 자존심 경쟁이 내년부터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올해 기준으로 국내에서 대대적인 충전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뜻을 전한 브랜드는 포르쉐코리아,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현대기아차 등이다. 테슬라도 꾸준히 국내에 슈퍼차저나 데스티네이션 차저(완속충전기) 충전소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지난 5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EV 트렌드 코리아’의 메인 스폰서로 참여한 포르쉐코리아는 국내 충전기 업체 대영채비와 충전소 구축 계획을 전했다. 내년 초급속 충전이 가능한 전기차 타이칸을 데려오기 위한 사전 준비작업이다.

포르쉐코리아와 대영채비는 국내에 홈차징(거주구역), 딜러차징(포르쉐 센터), 온더로드 차징(데스티네이션, HPC) 충전 시설을 구축한다.

HPC 차징 스테이션은 초급속 충전이 가능한 곳으로 꾸며진다. 최대 270kW 충전 전력을 타이칸이 견딜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맞춘 충전기가 구축될 예정이다.

HPC 차징 스테이션은 전국 10개 주요 장소에 구축되며 최대 320kW 충전 전력이 지원된다. 완속충전기 수는 국내에 최대 120여개 장소에 짓는다는 것이 포르쉐코리아의 계획이다.

포르쉐코리아는 내년 하반기 국내 시장에 타이칸을 출시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 이를 지키려면 타이칸 출시보다 앞서 자체적으로 마련한 충전 인프라 구축 계획을 마무리하는 것이 포르쉐코리아의 최우선 목표다.

정민교 대영채비 대표가 포르쉐코리아 전기차 충전 인프라 설치 계획을 전하고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지난 21일 순수 전기차 ‘더-뉴 EQC’를 출시한 후 이틀 뒤인 23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 지하주차장에 충전시설을 포스코 ICT ‘차지비’와 함께 마련했다. 벤츠 코리아는 해당 충전소의 명칭을 ‘차징존(Charging Zone, 충전 지역을 뜻함)’으로 부르고 있다.

벤츠 코리아는 ‘차징존’을 벤츠 고객 뿐만 아니라 누구나 사용이 가능한 충전 구역을 지향하고 있다. 자체적인 충전 규격을 사용하고 있는 테슬라와 다른 전략이다. 일부 구역은 벤츠 고객을 위한 충전 공간으로 꾸며놨고, 나머지 구역은 다른 브랜드의 전기차도 충전이 가능하도록 설정했다.

벤츠 코리아는 ‘차징존’에 벤츠 엠블럼과 함께 친환경 브랜드 ‘EQ’를 새겨넣었다. ‘EQ’가 차량 뿐만 아니라 친환경 기술등을 아우르는 뜻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전국의 주요 시설물에 차징존을 확장해 EQ 브랜드의 입지를 강화시키겠다는 것이 벤츠 코리아의 설명이다.

국내에 출시된 EQC는 최대 110kW급의 전기차 급속 충전이 가능하다. 롯데월드몰에 설치된 충전기는 100kW급의 충전기가 설치된다.

메르세데스-벤츠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 '차징존' 모습 (사진=지디넷코리아)
현대차가 28일 모터스튜디오 고양 지하주차장에 초고속 전기차 충전기 구축 사실을 알렸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신탄진 슈퍼차저에 충전중인 테슬라 차량들 (사진=지디넷코리아)

현대자동차는 아이오닉, 코나 등의 전기차를 활용한 ‘찾아가는 충전 서비스’ 운영에 이어 자체 초고속 충전기 구축에 나섰다. 그 첫 시작은 바로 자체적으로 구축한 모터스튜디오 고양 지하 4층 지하주차장이다.

현대차는 28일 현재 주차장 5개 면 이상을 초고속 충전기 설치를 위한 공간으로 마련했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직접 가림막을 설치했고, 기존 충전 시설의 운영 일시 중지를 알리는 안내문도 부착했다. 기존에 있었던 모터스튜디오 고양 충전기는 31일까지 운영되고 다음달부터 운영이 중지된다.

구체적인 현대차 초고속 충전기 운영계획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충전 전력은 평균 150kW~350kW 수준이 될 전망이다. 현대차가 오는 2021년 350kW급 충전이 지원되는 전기차를 내놓기 위한 사전 준비 작업이라는 평가다.

현대차는 지난 5월 제주국제전기차엑스포에서 대영채비와 함께 제주도 내 초고속 충전기 설치 및 충전 인프라 구축 협약을 맺었다. 제주도 내 초고속 충전기 설치 일정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관련기사

테슬라는 최근 서울 압구정, 경기도 분당, 경상남도 진주, 전라북도 군산 등에 슈퍼차저를 추가했다. 현재 국내에 설치된 슈퍼차저 충전소 수는 21곳이며, 충전기 수는 138기다.

테슬라는 다음달 11일 모델 3 국내 인도가 시작되면 새로운 지역에 슈퍼차저 충전소를 설치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추가 예정인 슈퍼차저 충전소는 서울 김포 롯데월드몰, 인천 송도, 서울 성수동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