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QHD폰, 육안으로도 화질차이 선명

LG전자 G3 리뷰

일반입력 :2014/05/28 17:27    수정: 2014/05/28 17:28

권봉석

LG전자 전략폰 G3가 28일 그 모습을 드러냈다. G시리즈로는 2012년 G(옵티머스G), 2013년 G2에 이어 세 번째다. 처음 G가 출시될 때와는 달리 제품 관련 정보가 지속적으로 유출되면서 신선한 느낌은 많이 줄었다. 특히 출시 1주일을 앞두고 대리점을 대상으로 한 사전 설명회에서 제품 정보가 유출된 것이 결정적이었다. 그러나 한국 공식 출시된 제품 중 최초로 2K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스마트폰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G시리즈 스마트폰이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것은 디스플레이와 카메라다. G는 제로갭 디스플레이, G2는 풀HD 디스플레이와 OIS 카메라를 내세웠다. 거의 모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 퀄컴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와 안드로이드 최신 버전을 쓰면서 차별화가 어려워진 탓이기도 하다. G3는 2K QHD 디스플레이와 레이저 오토포커스 기능을 내세웠다.

풀HD 1.7배 QHD “화질 차이가…”

스마트폰 화질 경쟁이 불붙기 시작한 것은 2010년 애플이 아이폰4와 함께 ppi(인치당픽셀)가 300을 넘어가는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선보이면서부터다. 2014년 현재는 5인치 이상 스마트폰이라면 풀HD(1920×1080 화소) 디스플레이를 다는 것이 이제는 너무나 당연하다. G3는 5.5인치 크기에 2560×1440 화소를 넣었다. ppi는 534ppi, 화소 수는 3백68만 화소로 풀HD의 2백7만 화소와 비교하면 약 1.7배다. 사람 눈이나 카메라 렌즈로는 화소를 일일이 구분하기도 힘들다.

언뜻 보기에는 기존 5인치 풀HD폰과 그 차이를 구별하기 힘들지만 4K 영상이나 고해상도 사진을 동시에 띄운 상태에서 비교하면 그 차이가 확연하다. 같은 16:9 비율 사진을 띄워 놓아도 여러 무늬가 겹치는 등 세밀한 부분을 보다 또렷하게 볼 수 있다. 하지만 G3만 놓고 본다면 여간 눈썰미가 좋지 않은 이상 2K 디스플레이를 썼다는 것을 알아보기는 쉽지 않다.

해상도가 높아지면서 디스플레이나 AP가 소모하는 전력 때문에 발열 현상이 심화되기도 한다. 밝기를 최대에 가깝게 높인 상태에서 오래 쓰면 최대 밝기가 95%로 제한되며 AP 작동 속도를 떨어뜨려 열을 낮추는 쓰로틀링 기능이 자동으로 작동한다. 물론 이는 G3만 가지고 있는 문제는 아니다. AMOLED와 달리 G3는 한 화소당 빛을 구성하는 RGB 요소를 모두 넣어 글자나 그림을 확대・축소해도 윤곽선이 자글자글한 현상은 찾기 힘들다.

향상된 카메라 “셔터 찬스 꽉 잡았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1천만화소 사진을 촬영하고 4K 영상을 찍는 것은 더 이상 새삼스런 일이 아니다.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다양한 효과를 적용해 재미있는 사진을 찍을 수 있다. 그런데 이런 다양한 기능 탓에 그저 간단히 사진만 찍으려던 사람들은 당황하기 마련이다. 설정 버튼을 누르는 순간 화면에 가득차는 글자와 아이콘을 보면 누구나 당황할 수 밖에 없다.

G3는 카메라 조작 모드를 두 개로 만들어 이런 문제를 해결했다. 맨 처음 카메라 기능을 실행하면 아무런 기능이나 설명도 안 보이고 카메라가 자동으로 초점을 잡는다. 초점이 잡힌 곳을 터치하면 소셜네트워크나 이메일로 공유하는데 적절한 800만 화소급으로 사진을 저장한다. 메뉴 버튼을 누르면 그제서야 플래시나 화소 수 등을 설정 가능한 화면이 나타난다.

주목할 것은 G3부터 새로 추가된 레이저 오토포커스 기능이다. 렌즈 왼쪽에 있는 검은 창에서 레이저 빔을 쏜 다음 그 거리를 측정해 초점을 맞춘다. 사람 눈으로 볼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기 때문에 직접 레이저 빔을 볼 수 없지만 적외선만 이용해 거리를 재던 다른 스마트폰과는 초점을 맞추는 데 걸리는 시간이 확연히 차이난다. 중요한 순간 셔터 찬스를 놓치는 일도 줄어든 셈이다.

특히 어두운 곳에서 그 차이가 심한데 스마트폰 본체를 가져다 대면 거의 1초 안에 초점이 맞는다. 물론 초점을 잡는 속도가 빨라졌다고 해서 화질까지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조리개값이 f2.0으로 향상되고 광학식·전자식 손떨림 방지 기능을 갖추면서 어두운 곳에서 더 선명한 사진을 얻을 수 있는 기회도 늘어났다. G프로2때부터 가능해진 4K(3840×2160 화소) 동영상 촬영 기능은 최대 5분까지 촬영 가능하며 3분이 지나면 카메라가 설치된 곳의 온도가 급격히 높아진다. 3분이면 CD 한 장 (650MB)을 가득 채울만큼 영상이 기록되는데 초당 대역폭으로 환산하면 약 32Mbps 정도다. 4K 영상을 담아내는데 모자란 수준은 아니다.

한 손 사용 편의성 높였다

G3에 추가된 편의 기능 중 가장 요긴한 기능은 바로 키보드를 입맛대로 바꿀 수 있는 기능이다. 5인치 이상 스마트폰 가로 폭이 길어지면서 한 손으로만 키보드를 누르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요즘 나오는 스마트폰은 대부분 키보드를 왼쪽/오른쪽으로 바짝 붙여 입력을 돕는 기능을 갖췄다. G3는 여기에 더해 손에 맞게 키보드 높낮이를 배열하는 기능과 설정키·기호키를 원하는 대로 배치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다. 키보드 위치를 약간 위로 올리면 무게중심과 더 가까운 위치를 잡고 입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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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손 조작성을 끌어올리는 데 특화된 기능은 하단 소프트키 설정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이 기능은 G2에도 있었는데 단순히 홈 버튼, 메뉴 버튼 위치만 바꿀 수 있었다. G3는 여기에 더해 상단 알림영역을 바로 끌어내릴 수 있는 버튼을 넣거나 뺄 수 있게 만들었다. 적외선 센서를 이용한 리모컨 기능인 ‘Q리모트+’는 학습 기능을 더해 적외선 리모컨을 써야 하는 거의 모든 기기를 제어할 수 있다.

G3는 2014년 상반기 출시된 거의 모든 스마트폰들이 그러하듯 퀄컴 스냅드래곤 801 AP를 썼다. 성능이 유독 뛰어난 것은 아니며 메모리나 저장공간 역시 특출나지 않다. 하지만 모니터 화면 다음으로 자주 바라보게 되는 디스플레이 선명도를 크게 끌어올리고 전문지식이 없어도 누구나 쓸만한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만들었다. 적어도 카메라 기능은 지금까지 나온 LG전자 스마트폰 중 최고다. 다만 4K 촬영이 여전히 5분의 벽을 넘지 못했고 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달면서 발열도 그만큼 늘어난 것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출고가는 89만 원대이며 같은 시기 출시된 다른 플래그십 스마트폰과 비슷한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