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직-물산 합병…삼성 오너 지배력 강화

삼성물산 통해 전자에 대한 지배력 높일 수 있어

홈&모바일입력 :2015/05/26 13:39    수정: 2015/05/26 19:51

송주영 기자

제일모직이 삼성물산을 흡수 합병키로 하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의 그룹 지배력이 더 탄탄해지는 한편 기존 순환 출자구조도 더 단순하게 정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제일모직은 삼성 그룹 지배구조에서 최정점에 있으며 오너 일가의 지분율이 높은 횟다.

이에 따라 이재용 부회장의 그룹 경영권 승계 작업도 가속화할 전망이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각각 26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오는 9월 1일을 목표로 합병을 결의했다. 양사는 오는 7월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합병안을 상정할 계획이다. 주식 합병 비율은 제일모직 주식 1주에 대해 삼성물산 주식 0.35주다. 제일모직은 이와 관련 신주 5천40만주를 발행해 삼성물산 주식 1억5천600만주와 교환할 계획이다. 그렇게 되면 제일모직 주식 수는 1억9천만주로 늘어나게 된다.

합병전 이재용 부회장의 제일모직 지분율은 23.23%다. 또 이재용 부회장의 동생인 이부진, 이서현 사장의 지분율은 각각 7.74%다.

또 1대 0.35 비율로 합병하게 되면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물산 지분율은 16.5%가 된다. 이부진, 이서현 사장의 지분율은 각각 5.5%가 된다. 따라서 삼남매의 지분율을 합하면 27.5%에 달하며 이건희 회장의 지분율 2.9%를 합하면 오너 일가의 삼성물산 지분율은 30.5%나 된다.

삼성물산은 특히 그룹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 지분 4.06%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물산에 대한 오너 일가의 영향력이 커지는만큼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도 커지게 되는 셈이다. 또 지난 3월 기준 삼성전자의 최대주주는 삼성생명으로 지분율은 7.21%다. 이어 삼성물산이 4.06%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생명의 경우 이건희 회장의 지분율이 높지만 삼성물산의 경우는 오너일가 지분율이 이건희 회장이 1.37% 정도로 낮은 수준이었다. 삼성물산의 오너일가 지분율이 높아지면 삼성전자에 대한 이건희 회장 일가의 지배구조는 더욱 탄탄해진다.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은 지난 2013년 삼성물산의 삼성엔지니어링 지분 인수, 구 제일모직의 패션사업의 구 삼성에버랜드에 대한 매각발표 등으로 지배구조 개편이 본격화됐다. 이후 삼성SDS는 삼성SNS를 합병하며 몸집을 불렸고 이어 2014년에는 삼성SDI가 구 제일모직의 전자재료 사업을 인수했다.

지난 연말에는 삼성그룹의 오너 일가 지분이 많은 대표적인 업체인 삼성SDS, 제일모직이 연달아 상장을 발표했다. 당시 제일모직 상장에 대해서는 시장에서의 주식 가치를 인정받기 위한 행보라는 해석도 있었는데 이번 삼성물산 합병의 주식 비중을 봤을 때 어느 정도는 궤를 같이하는 해석이었던 셈이다.

지난 2년 동안의 삼성그룹은 오너 일가 지배구조를 개편하기 위한 준비 작업을 꾸준히 해왔지만 주력계열사인 삼성전자에 대한 변화를 본격화하지는 않았다.

김진방 인하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그동안 삼성물산에 대한 오너 일가의 지배력이 취약한 편”이라며 “이번 합병은 오너일가가 삼성물산의 지배력을 높이는 동시에 삼성물산이 대주주로 있는 삼성전자의 지배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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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으로 또 다른 순환출자 고리가 만들어진 것은 삼성그룹에는 부담이다. 삼성SDI는 삼성물산의 지분 7.18%를 갖고 있다. 삼성전자가 삼성SDI를, 삼성SDI는 삼성물산을 삼성물산이 다시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한 순환출자 구조다.

이번 합병으로 삼성SDI는 기존 삼성물산에서 통합 삼성물산이라는 새 법인의 주식을 보유하게 돼 새로운 순환출자를 만들지 못하도록 하는 법을 해석 하기에 따라 문제가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