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대 돌파한 윈도10, 2015년 성적표는?

채택률은 만족…업그레이드-업데이트는 미흡

컴퓨팅입력 :2016/01/06 10:00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10이 출시 후 5개월만에 2억대 기기에 설치됐다. 당초 목표인 3년 내 10억대 설치엔 한참 못미치지만, 흐름은 괜찮아 보인다.

기회는 많이 만들어냈다. 일단 윈도7과 윈도8, 윈도8.1 소유자에게 제공하는 무료 업그레이드 마케팅이 큰 반향을 일으켰다. 프리뷰 프로그램도 활발히 운영돼 사용자 목소리를 들으려 애썼다. 기기를 버리지 않는 한 끝까지 윈도10 기술지원을 제공하겠다는 약속도 있었다.

무료 업그레이드와 윈도10 개발팀의 기술지원은 합격점을 받았다. 그러나 업데이트 절차, 사생활보호와 보안, 애플리케이션, 엔터프라이즈 지원, 모바일 등에 있어선 좋은 평가를 내리기 힘들다.

전체 운영체제(OS) 시장 점유율은 10% 미만으로 아직 주도권을 획득했다고 보긴 힘들다. 여전히 윈도7의 강건한 주도 속에 PC 시장 침체기까지 겹쳐 반전의 기회를 마련하기 힘든 상황이다.

미국 지디넷이 지난해 윈도10이 거둔 성적을 몇가지 분야로 나눠 평가했다.

■OS 채택률 'A'

윈도10은 작년 7월 29일 정식 출시됐다. 출시 후 24시간 만에 1천400만대 기기에 설치됐다. 한달 후 윈도10 기기는 7천500만대로 늘었다. 그리고 10월 1억대를 돌파했다.

미국정부기관 웹사이트 방문자 데이터 서비스인 USA닷거브(USA.gov)에 따르면, 12월 윈도10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15.31%다. 10월 이후 매달 점유율 증가폭이 커지고 있다.

스탯카운터에 의하면, 윈도10 점유율은 12월 13.84%다. 이 집계서도 윈도10은 매달 평균 2%씩 점유율을 늘렸다.

윈도 버전별 미국 OS시장 점유율

윈도7, 윈도8.1 점유율을 흡수했는데, 무료 업그레이드 마케팅의 효과를 본 것으로 분석된다. 11월과 12월에 걸친 대규모 세일기간 동안 컴퓨터 판매량 증가도 역할을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업그레이드와 업데이트 'C'

MS는 윈도10을 내놓으면서 ‘서비스로서 윈도(Windows as a Service)’란 표현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윈도의 새 기능을 신규 버전에 포함시켜 출시하지 않고, 윈도10에 추가하겠다는 뜻이다. 애플의 OS X과 같은 방식이다.

서비스로서 윈도라 부를 만한 업데이트는 11월 처음 나왔다. 윈도10 1511버전으로 불리는 이 업데이트는 무료였지만, 수많은 버그때문에 MS에서 수일 만에 업데이트를 취소하고 말았다.

매달 이뤄지는 월간 업데이트는 환영 받았다. MS가 윈도10의 엔터프라이즈 수요를 지속적으로 반영하면서 기업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특히 기업내 IT관리자가 사무용 PC의 윈도10 업데이트를 주도적으로 제어할 수 있게 한 기능이 환영받았다.

하지만 불편한 업그레이드 절차는 숙제로 남아 있다. 11월 업데이트는 번거로운 절차를 따라야 했고, 파일 용량도 커 불편함을 감수하게 했다.

오는 3월로 예정된 2차 주요 업데이트 ‘레드스톤 업데이트’에서 어떤 방식으로 업데이트 절차를 개선할 지 주목된다.

■사생활보호 'B'

윈도10은 지난해 사생활보호에 있어 아슬아슬한 줄타기 행보를 보였다.

출시 초기 사용자들은 키보드 입력을 추적하는 ‘키로거’를 내장하고, 사용자PC 내 파일을 열람해 강탈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그러나 이는 사실 무근으로 밝혀졌다.

MS는 소프트웨어 판매 회사지, 윈도10으로 개인 데이터를 수집해 이익을 보는 회사가 아니다.

윈도10은 이전 버전보다 더 많은 데이터 요소를 수집하고, 이전 버전보다 더 공격적인 정보수집 정책을 쓰고 있긴 하다. 수집되는 데이터는 모두 익명처리되고, 업데이트 작업을 더 개선하고 기능을 추가하는 참고자료로 활용된다.

사용자 데이터 열람에 대한 우려는 원드라이브와 코타나 때문에 제기됐다.

클라우드 스토리지인 원드라이브에 데이터를 업로드하면 윈도10에서 검색할 수 있다. 코타나 서비스는 사용자 이메일과 연락처(피플) 등에 접근해 일정이나 연락을 주고받는 사람의 정보를 인식해낸다.

이는 감청이나 도청 용도가 아니며 온라인 서비스를 작동시키는 최근의 일반적 방식이다.

■보안 'A-'

사실 윈도10의 가장 큰 혁신은 보안 영역에서 일어났다.

크레덴셜가드의 경우 윈도10 엔터프라이즈에 가상화 기반 보안을 제공한다. 공격자가 ID를 훔쳐 네트워크 사용자로 가장하는 PTH 공격을 차단한다. 디바이스가드는 멀티팩터 인증으로 신뢰할 수 있는 앱만 실행되도록 장치를 잠궈 악성코드의 실행을 막는다.

소비자 입장에서 가장 인상적일 보안 기능은 엣지 브라우저 출시다. 엣지는 액티브X와 각종 플러그인 설치를 지원하지 않아 인터넷익스플로러(IE)의 보안 헛점을 원천적으로 제거했다.

디스크 암호화도 인상적이다. 처음 윈도10 기기를 킨 후 MS 계정으로 시작하면, 디스크 전체를 암호화하는 기능이 기본으로 설정된다.

■앱 'C'

작년말 윈도10의 성장세 속에서도 윈도10 스토어는 경쟁사에 비해 빈약한 상태를 유지했다. 윈도7 기반 PC가 전체 윈도 기기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므로, 개발자가 윈도10 앱 개발 욕구를 느끼지 못하는 게 주된 원인이다.

개발자가 윈도10의 주도권을 확신하기까지 이 흐름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작년 초 MS는 안드로이드 개발자가 자신의 앱을 윈도10용으로 쉽게 변환할 수 있게 한다고 발표했었다. 그러나 이 약속은 무기한 연기됐다.

다만,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원노트 등 오피스 앱은 긍정적 신호를 보였다. 급속도로 모바일용 MS 오피스 앱이 퍼지고 있고, 올해도 더 많이 보급될 것으로 보인다.

■엔터프라이즈 지원 'B-'

윈도10은 기업 사용자를 위한 배포 및 관리 도구를 다양하게 제공한다. 기업 IT관리자는 시스템센터 컨피규레이션 매니저 같은 도구를 통해 윈도10 업데이트를 세밀하게 제어할 수 있다.

엔터프라이즈 데이터 보호 기능은 11월 업데이트에서 제외됐지만, 3월 레드스톤 업데이트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윈도 OS 사업의 성패는 결국 기업시장에 달렸다. 윈도 OS 업그레이드 수요를 대규모로 일으키는 게 기업의 OS 교체다.

최근 기업의 OS 교체는 더딘 속도를 보인다. 대규모 OS 업그레이드를 위해 다년의 검증 기간을 거치는 탓이다.

■태블릿과 휴대폰 '0'

윈도10 태블릿의 대표작은 서피스다. 서피스 판매량은 증가추세다. 그러나 전세계 태블릿 시장 규모가 극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MS에겐 악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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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는 결국 지난해 윈도10 기반의 플래그십 휴대폰을 내놓지 못했다. 윈도10 모바일 버전도 아직 미완성이다. iOS와 안드로이드로 양분된 휴대폰 시장은 점점 더 기반을 공공히 다지고 있다.

이 때문에 태블릿과 휴대폰에 대한 윈도10 성적은 평가 자체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