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가 본 금융혁신 6대 키워드

"뱅크 비욘드=모바일 라이프 속 뱅크"

인터넷입력 :2016/11/30 16:34    수정: 2016/12/09 06:51

송주영 기자

핀테크 시대를 맞아 금융산업에 대한 재해석과 이를 통한 혁신이 중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30일 지디넷코리아가 주최한 ‘파이낸스 이노베이션 컨퍼런스(FIC)’에서 ‘비욘드 뱅킹’이란 주제의 기조연설을 통해 “본질을 유지하되 산업을 새롭게 해석하면서 혁신해야 한다”며 “금융도 돈을 낼 사람과 받을 사람을 재해석한 새로운 서비스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특히 금융 서비스 개선을 위한 기술을 의미하는 ‘핀테크(fin-tech)’와 기술이 중심이 돼 새로운 금융서비스로 혁신하는 ‘테크핀(tech-fin)’을 비교 설명하며 기술 관점에서 금융 서비스를 혁신하기 위한 6대 키워드를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카카오뱅크 윤호영 대표

그에 따르면 첫 번째는 ‘언번들링(unbundling, 분리)’이다.

웰스파고 등이 단독으로 수행했던 은행 업무가 핀테크 업체로 분산된 사례를 예로 들었다. 웰스파고와 같은 전통은행은 그동안 금융 서비스를 통합해 제공했다. 반면 최근 핀테크 업체들은 은행이 수행했던 각각의 서비스들을 모두 떼어내 별도의 서비스로 제공한다. 뱅킹에는 포털의 개념을 적용할 수 있고, 포털처럼 다양한 서비스가 독립적으로 성공하는 게 중요한데, 그것이 비욘드 뱅킹의 첫 번째 방향성이라는 것이다.

뱅킹 혁신의 두 번째 키워드는 ‘억세서빌러티(Accesssibility, 접근성)’다.

접근성을 잘 실천해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는 사례로 중국 텐센트가 꼽혔다.

텐센트는 메신저에서 송금, 휴대폰 충전, 신용카드 납부, 주식, 공과금 납부 등 폭넓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윤 대표는 “모바일 메신저 안에 모든 서비스가 들어가 있다”며 “유통산업은 장소가 중요했던 것처럼 접근성이 좋은 곳이 다양한 서비스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접근성을 위한 플랫폼 측면에서 디지털 사업자들이 은행을 압도할 전망이다. 접속 이용자 수 측면에서 은행은 디지털 사업자들의 적수가 못된다. 페이스북 사용자는 12억3천만명, 알리바바는 8억명이다. 이와 비교해 뱅크오브차이나 이용자 수는 3억9천만명, 중국공상은행은2억명, HSBC는 5천500만명에 불과하다.

윤 대표는 “디지털 사업자들은 모수가 다르다”며 “일상 속 풀 스펙트럼을 제공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세 번째 혁신 관점에서 필요한 것은 모바일 중심 서비스다.

모바일은 개개인을 증명하는 인증 수단이며 삶의 수단이 되고 있다. 윤 대표는 “주민등록증과 휴대폰 중 무엇이 더 중요하냐”며 “모바일은 정체성이며 편리성”이라고 말했다.

라이선스의 혁신이 네 번째로 꼽혔다. 금융업을 수행하기 위한 라이선스는 가격(Price), 사용자(User), 속도(Velocity)를 위해 존재해야 한다고 강조됐다.

윤 대표는 “뱅크월렛을 준비하면서 느꼈던 것은 라이선스를 갖고 있는 금융기관들은 핀테크 회사들이 접촉해 제휴하기 어렵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은 규제에 묶여 있고 시스템의 폐쇄성으로 서비스를 연계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윤 대표는 “은행들은 누구랑 제휴할 필요성이 낮다”며 “유저 프랜들리하지 않다”고 말했다. 또 속도를 얘기하며 “IT기업은 속도가 생명인데 금융회사는 속도가 너무 늦다”며 “카카오뱅크가 은행 라이선스를 취득하려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다섯 번째는 경계의 종말을 염두에 둔 혁신이다.

은행이 제품을 팔아야 하는 이유가 바로 경계 때문인데 앞으로 제품이 아니라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윤 대표는 “은행은 상품을 팔지만 이용자들은 문제를 해결해주기를 원한다”며 “이용자가 필요하다면 시장에서 괜찮은 서비스를 연결해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은 모바일 O2O(Online to Offline)다.

관련기사

차이나빅데이터 조사 자료에 따르면 O2O를 사용해본 경험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가 20대부터 60대까지 각 연령에 걸쳐 50%를 넘어섰다. 특히 20대는 75.9%, 30대는 75%에 달했다. 모바일이 변화시킨 사업으로는 금융을 꼽은 응답자가 59.9%로 가장 많았다. O2O가 확산되고 있고 금융 서비스를 O2O를 통해 이용하는 사용자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온라인, 특히 모바일 서비스를 염두에 둬야 한다는 것이다.

윤 대표는 “뱅크 비욘드는 모바일 라이프 맥락 속 모바일 뱅크”라며 삶의 변화 속 산업의 변화를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