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스타크래프트, PC방에서 '바람'

'리마스터' 점유율 4%로 상승…이용시간도 늘어

게임입력 :2017/08/04 13:27    수정: 2017/08/06 15:20

돌아온 스타크래프트가 30대 이상 게임 이용자들의 향수를 자극하면서 잔잔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이하 리마스터)가 지난 달 31일부터 전국 블리자드 가맹 PC방에서 본격 서비스되기 시작했다.

정식 출시는 오는 15일이지만 블리자드는 이날부터 가맹 PC방에서 먼저 플레이할 수 있는 PC방 프리미어를 시작했다.

리마스터는 20년 전 출시된 스타크래프트 원작을 현세대에 맞춰 4K UHD 그래픽, 개선된 음향 효과 등으로 업그레이드한 버전이다.

출시 전부터 많은 관심을 모았던 리마스터는 서비스 시작과 동시에 PC방에서 잔잔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PC방 이용자 다수를 차지할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이 있는 건 아니지만 눈에 띄는 변화가 서서히 일어나고 있다.

PC방 통해 먼저 서비스 시작한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리마스터 PC방 서비스 시작...30대 이상 이용자 늘어

실제 드러난 수치만 봐도 이런 추세를 알 수 있다.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출시 후 2~3% 초반을 유지하던 리마스터의 PC방 점유율이 4일 들어 4%를 넘어섰다.

덩달아 스타크래프트 총 사용시간도 크게 늘어났다. 리마스터가 출시되기 전인 7월28일에 비해 하루 총 사용량이 1.5배 이상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 시내 주요 PC방에서도 이런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

기자가 홍익대, 신림동, 건국대, 강남 지역 등의 20여 개 PC방에 직접 방문 취재한 결과도 스타크래프트 이용자가 소폭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물론 PC방에서는 여전히 오버워치와 리그오브레전드(LOL) 등 최근 인기 게임 이용자가 다수를 이루고 있었다. 하지만 예전과 달리 곳곳에서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를 즐기는 이용자들이 눈에 띄었다.

PC방에서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를 즐기고 있는 이용자.

스타크래프트 이용자는 30대 이상 직장인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또 여러 친구들과 어울려서 플레이하기보다는 혼자, 혹은 2명 정도가 즐기는 경우가 많았다. 직장에 매여 있는 이용자가 많아 멀티플레이를 즐기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보인다.

한 PC방 사업자는 “리마스터 출시 후 밤 10시 이후에 스타크래프트를 즐기는 이용자가 제법 늘었다”며 “주로 퇴근 후 집에 들어가기 전 한두 판씩 즐기는 30대 이상 직장인으로 보이는 이용자가 다수”라고 말했다.

자신을 30대 직장인이라고 소개한 한 이용자는 “리마스터 출시 후 궁금해서 오랜만에 PC방을 찾게 됐다”며 “원작과 플레이가 거의 동일하면서도 발전된 부분이 친숙하면서도 신기했다. 예전처럼 친구와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 남은 문제는 블리자드-PC방의 상생

리마스터 초기 반응이 괜찮다고 판단한 블리자드는 앞으로 PC방과의 상생에 집중할 계획이다. 원작이 한국에서 바람을 불러 일으키는 데도 PC방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리마스터 정식 출시 보름 전 PC방에서 먼저 공개한 것도 협력을 위한 것이다.

또한 블리자드는 가맹 PC방에서는 진척도에 따라 다양한 초상화를 모을 수 있는 수집품 탭 콘텐츠를 빠르게 획득할 수 있는 추가 경험치 혜택을 제공한다. 해당 PC방에서 이용자가 거둔 전적을 확인할 수 있는 전용 리더보드도 개설한다.

하지만 블리자드가 넘어야 할 산도 만만치 않다. 현재 블리자드는 리마스터 요금제를 두고 PC방과 마찰 중이다. 따라서 앞으로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선 이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패키지 구입 후 추가 금액을 지불하지 않아도 됐던 원작과 달리 리마스터 버전은 오버워치, 히어로즈오브더스톰처럼 시간당 요금이 부과되기 때문이다.

PC방과의 상생에 따라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의 성과가 달라질 전망이다.

이에 대해 블리자드 측은 리마스터 버전을 원하지 않는다면 원작 스타크래프트와 브루드워를 무료로 플레이할 수 있도록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별다른 제재가 없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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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금제를 둘러싼 문제만 원만히 해결된다면 30대 직장인 이용자 등 새로운 고객 유입을 꾀할 수 있어 블리자드와 PC방은 서로 긍정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 PC방 사업자는 “간식 등 추가 수익을 통해 매출을 올리기 때문에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의 요금체계가 크게 문제가 되진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PC방을 찾는 이용자가 많은 것이 가장 중요한 만큼 리마스터 버전처럼 이용자가 늘 수 있는 다양한 게임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