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사과…집단소송엔 어떤 영향 미칠까

지원조치는 긍정 반응…성난 이용자 달랠진 의문

홈&모바일입력 :2017/12/29 10:53    수정: 2017/12/29 13:07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애플이 결국 고개를 숙였다. 구형 아이폰 성능을 고의로 제한했다고 공식 발표한 지 일주일 여 만에 공식 사과 메시지를 내놨다.

애플은 28일(현지시간) 회사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아이폰6를 비롯한 구형 모델들의 배터리를 29달러에 교체해주겠다고 발표했다. 기존 교체 비용이 79달러였던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50달러 보조금을 제공하는 셈이다.

이와 함께 내년 iOS 업데이트 때 배터리 상태를 좀 더 잘 알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을 추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팀 쿡 애플 CEO가 WWDC2015 키노트를 마무리하기 위해 올라온 모습 (사진=씨넷)

이로써 이달 초 소셜 뉴스 사이트 레딧에서 시작됐던 ‘구형 아이폰 성능 고의 저하’ 논란을 해를 넘기기 전에 일단락됐다.

하지만 여전히 애플의 이번 조치가 신뢰회복으로 이어질 지에 대해선 의문 부호가 남아 있다. 애플이 2년 가까이 iOS를 통해 구형 아이폰 성능을 제한한 점을 숨겨왔던 부분은 여전히 논란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 "성능 저하 감춘 파장 오래 지속…이번 조치는 긍정적"

일단 외신들은 애플의 이번 조치에 대해선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미국 씨넷은 “애플의 공식 사과와 배터리 교체 지원이 신뢰를 회복하기에 충분한 조치일 지 판단하기엔 아직은 이르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애플이 발빠르게 사과 메시지와 배터리 교체 지원 조치를 내놓은 부분은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텀블러 공동 창업자인 마르코 아멘트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애플이 성능 고의 제한 문제로 명성에 큰 타격을 받았으며, 이 여파는 수 년 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는 “이번 조치는 신뢰를 다시 찾기 위한 좋은 행보로 평가된다”고 덧붙였다.

(사진=씨넷)

크리에이티브 스트래티지스의 벤 바자린 애널리스트 역시 “애플이 올바른 방향으로 첫 발을 내디딘 것 같다”는 내용의 트윗을 올렸다.

IT 전문 매체 리코드는 애플의 이번 행보를 2010년 ‘안테나 게이트’ 때와 비교했다. 스티브 잡스가 이끌던 애플은 아이폰4 안테나 때문에 통화 품질에 영향이 있다는 이슈로 곤혹을 치뤘다.

당시 잡스는 “이용자들이 폰을 잘못 잡고 쓴다”고 말해 엄청난 논란에 휘말린 적 있다. 애플의 이번 조치는 그 때에 비해선 상당히 유연한 편이라고 리코드가 평가했다.

■ 분노한 이용자들의 소송은 계속될 듯

문제는 집단 소송이다. 애플이 구형 아이폰 성능을 고의로 낮춘 사실이 알려지면서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집단 소송이 연이어 제기됐다.

한국에서도 몇몇 로펌들을 중심으로 집단 소송 준비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집단소송 참여자들은 “애플이 성능 저하가 배터리 때문이라는 사실을 제대로 알려줬더라면 비싼 돈을 들여 신 모델을 구입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관련기사

애플이 그 동안 배터리 때문에 iOS에서 구형 아이폰 성능을 낮춘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아서 불필요한 지출을 했다는 게 소송 참가자들의 주장이다.

따라서 애플의 이번 조치에도 불구하고 집단 소송이 잦아들 가능성은 많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