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경매 첫날, ‘샅바싸움’만 했다

28GHz는 최저경쟁가 종료…3.5GHz 곧 결판

방송/통신입력 :2018/06/15 18:24    수정: 2018/06/15 18:33

김태진, 박수형 기자

당초 싱겁게 끝날 것으로 예상됐던 5G 주파수 경매가 첫날 이동통신 3사간 샅바싸움만 한 채 결론을 내지 못하고 이튿날로 넘어가게 됐다. 다만, 28GHz 대역은 1단계 경매가 1라운드에서 최저경쟁가격에 종료됐다.

이는 5G 서비스에서 전국망을 커버하게 될 3.5GHz 대역을 놓고 3사가 최대한의 대역폭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눈치싸움을 벌인 결과로 풀이된다.

하지만 정부로부터 지속적인 통신요금 인하 압박을 받고 있는 이통사들이 5G 투자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만큼 경매가 10라운드 이상을 넘기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1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이통 3사는 최저경쟁가격이 2조6천544억원인 3.5GHz 대역 280MHz폭을 놓고 오후 5시까지 총 6라운드의 경매를 벌였지만 주인을 가리지 못하고 18일 오전 9시 경매를 이어간다.

3.5GHz 대역은 블록(10MHz폭)당 948억원의 최저경쟁가로 시작했으나 이날 6라운드까지 경매가 진행되면서 블록당 957억원으로 입찰가가 상승했다.

하지만 블록(100MHz)당 259억원, 총 6천216억원으로 시작된 28GHz 대역 2400MHz폭의 경매는 1라운드에서 최저경쟁가로 경매가 종료됐다. 3.5GHz 대역의 1단계 입찰이 종료되면 함께 2단계 경매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오는 18일 경매에서는 3.5GHz 대역은 최저경쟁가격에서 블록당 9억원이 오른 957억원부터 7라운드 입찰이 재개될 예정이다.

과기정통부 측은 “현재 3.5GHz 대역은 1개 블록당 가격이 957억원으로 상승했다”며 “경매 참가자의 수요가 공급 대역폭보다 더 큰 상황에서 종료됐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KT 김순용 상무, 강학주 LG유플러스 상무, 임형도 SK텔레콤 상무.

■ 10MHz 놓고 치열한 눈치싸움

5G 첫 경매는 최소 배팅금액이 3조2천760억원이다. 천문학적인 비용이 소요되지만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프라로 꼽히는 5G 주파수를 최대한 많이 확보하기 위해 이통 3사는 첫날 탐색전에 주력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경매는 3.5㎓ 대역 280㎒폭(3420∼3700㎒), 28㎓ 대역 2400㎒폭(26.5∼28.9㎓) 등 총 2680㎒폭에 대해 주파수 양을 결정하는 1단계, 주파수 위치를 결정하는 2단계 등 클락 경매방식으로 진행됐다.

총량제한 규칙에 따라 3.5GHz 대역은 최대 100MHz폭, 28GHz는 1000MHz폭으로 제한됐다.

현재 5G 장비가 감당할 수 있는 대역폭이 800MHz폭에 불과해 28GHz는 이동통신 3사가 800MHz폭씩 나눠가질 것으로 예상됐던 만큼 과열양상을 띠지 않았다.

하지만 280MHz폭이 경매에 나온 3.5GHz의 경우 A사업자가 100MHz폭을 가져갈 경우 B, C사업자는 100MHz-80MHz, 90MHz-90MHz폭씩 가져가야 하기 때문에 B, C사업자 중 하나가 100MHz폭을 고수하면 최종낙찰가가 계속 올라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날 경매가 주인을 가리지 못하고 18일로 넘어간 이유도 일단 경쟁사가 100MHz폭에 대해 얼마의 가격에 가져갈 의사가 있는지 탐색전이 지속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3.5GHz 대역에서 80MHz폭 이상만 확보한다면 초연결?저지연 측면에서 5G 품질에 큰 차별이 없다는 점과 데이터 트래픽이 많은 도심지역에서는 28GHz 위주로 5G 서비스가 이뤄질 예정이어서 주파수 확보에 무리한 배팅을 하지 않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 5G 주파수 최종 결론, 다음주로 미뤘다

18일 속개되는 3.5GHz 대역의 1단계 경매는 7라운드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3.5GHz 대역의 10MHz 폭의 최저경쟁가격 948억원에서 라운드 진행에 따라 입찰 증분을 더해 957억원까지 올랐다.

3.5GHz 대역의 공급량은 280MHz 폭이지만, 이날 이통 3사가 입찰한 희망 대역폭은 300MHz 또는 290MHz 폭으로 수요가 공급보다 높아 주파수의 가격이 올랐다는 설명이다.

과기정통부는 1단계 경매 라운드 진행 상황에 따라 입찰 증분을 0.3~0.75% 범위 내에서 결정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0.3%의 입찰 증분이 적용됐다고 가정하면 네 번의 라운드 진행 만에 최저경쟁가 948억원에서 957억원까지 오를 수 있다. 6라운드까지 3.5GHz 대역 1단계 경매가 종료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한 차례의 입찰유예 라운드가 진행된 것으로 풀이된다.

경매 세부 규칙에 따르면 경매에 참여한 이통사는 직전 라운드의 블록별 승자와 승자 입찰액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입찰하지 않고 쉴 수 있다. 입찰유예는 대역 별로 총 2회 사용할 수 있다.

즉, 이날 경매에서 제한된 입찰유예 횟수가 경매 첫날 나온 점을 고려하면 오는 18일 경매 이틀차에 3.5GHz 대역의 1단계 경매도 종료될 것으로 보인다. 10MHz 폭의 차이를 두고 치열한 눈치싸움 속에서도 주파수 낙찰가격이 오르는 점을 고려한 이통사의 입찰이 나오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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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 이틀차인 18일 오후 2시부터 3시까지 진행될 10라운드 이전에 1단계 경매가 종료될 경우 경매 운영 규칙에 따라 3.5GHz와 28GHz의 대역위치를 결정하는 2단계 경매가 곧바로 진행될 수 있다.

2단계 경매는 단 한차례의 밀봉입찰 2시간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18일 최종적으로 5G 주파수의 분배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