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볼보 XC40, 빗속에서도 반자율주행 재미 '쏠쏠'

좁은 커브 구간에서도 차선 중앙 유지

카테크입력 :2018/07/06 08:50    수정: 2018/07/06 08:51

볼보자동차코리아가 최근 경기도 남양주 일대에서 장거리 XC40 시승 코스를 마련했다. 남양주, 춘천, 가평, 서울 반포한강공원에 이르는 코스로 거리는 합쳐서 무려 236km에 이른다. 미디어를 대상으로 하는 시승회에서 거의 찾아보기 어려운 장거리 코스다.

장거리 코스는 자칫 기자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주행 도중 쉽게 피로감이 몰려 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볼보 XC40에는 장거리 코스의 피로감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볼보차코리아가 최근 출시하는 차량 라인업에 기본 탑재하고 있는 2세대 반자율주행 '파일럿 어시스트' 기술이다.

볼보 XC40 주행 모습 (사진=볼보차코리아)
볼보차 XC40 최저가 모멘텀 트림 앞모습. XC40은 최저가 트림부터 반자율주행 사양이 기본이다. (사진=지디넷코리아)

2세대 파일럿 어시스트는 스티어링 휠에 마련된 간단한 버튼 조작으로 실행할 수 있다. 최소 15km/h~최대 140km/h 범위 내에 활용 가능하다. 해당 기능을 실행하고 나면 차선유지보조장치와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이 동시에 작동된다.

2세대 파일럿 어시스트는 스티어링 휠 자동조향 가능 시간이 현대기아차 고속도로 주행보조 시스템(HDA)보다 짧은 편이다. 조수석에 타고 있던 동료 기자가 2세대 파일럿 어시스트의 스티어링 휠 자동 조향 보조 시간을 스마트폰 초시계로 체크해보니, 약 15초 정도 내외로 '조향하십시오'라는 문구와 함께 경고음을 내보냈다.

현재 수준의 반자율주행 기능에서 스티어링 휠 자동 조향 유지 시간이 크게 중요한 것은 아니다. 이 기능은 아직 완전 자율주행 수준에 이르지 못한 기능이기 때문에 항상 보조적인 수단으로만 받아들여야 한다. 볼보차코리아도 이 기능을 너무 믿지 말고, 항상 안전 운전에 신경써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반자율주행 기능 '파일럿 어시스트'가 실행중임을 보여주는 XC40 12.3인치 계기반 클러스터 (사진=지디넷코리아)
볼보차 XC40에 탑재된 파일럿 어시스트 기술은 좁은 커브 구간에서도 최상의 성능을 보여준다. (사진=지디넷코리아)

XC40은 반자율주행 기능을 실행하기 위한 레이더, 카메라 장치가 룸미러 부근에 위치해 있다. 라디에이터 그릴 또는 하단부 에어 인테이크 그릴 부근에 레이더를 위치시키고, 차선유지보조장치 카메라를 윈드쉴드 부근에 두는 다른 자동차 메이커와 차별화됐다.

룸미러 부근에 자리잡은 레이더와 카메라는 비가 오는 도로에서도 최상의 성능을 발휘했다. 시승 당일인 5일 오전에는 가끔식 소나기가 내렸는데, XC40 파일럿 어시스트는 이에 굴하지 않고 평소와 같은 반자율주행 성능을 자랑했다. 기사 하단에 영상을 보면 비가 오는 날씨에도 스티어링 휠 조향을 잘 하는 XC40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저속 구간에서 활용 가능한 파일럿 어시스트는 도심 구간에서도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올림픽대로 또는 강변북로와 같은 간선도로에서 활용하면, 브레이크를 여러번 밟아야 하는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다.

볼보차 XC40 R-디자인 실내 (사진=지디넷코리아)
볼보차 XC40 모멘텀 실내 (사진=지디넷코리아)

하지만 XC40 내 파일럿 어시스트 기능의 아쉬움은 분명 있다.

XC40은 상급 SUV와 세단 차량과 달리 전 트림에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탑재되지 않았다.

볼보차의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파일럿 어시스트 기능 실행 시 ‘조향하십시오’라는 안내 문구를 내보낼 수 있다. 운전자가 경고음을 듣지 못해도 안내 문구를 띄워 안전운전을 유도할 수 있다.

하지만 XC40은 단순히 차량 내부 12.3인치 계기반 클러스터 화면에 의존해야 한다. 경고 문구 확인을 위해 시선을 위아래로 반복해야 한다는 점이 아쉽다.

또 스티어링 휠 관련 경고음과 내비게이션 과속 카메라 접근 경고음이 똑같다. 전방을 주시해야 하는 운전자 입장에서는 혼란스러울 수 밖에 없다. 아직 볼보차코리아가 국내 업체와 협업한 국내형 내비게이션 개발에 소홀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9인치 세로형 디스플레이 하단부에 자리잡은 주행 모드 버튼, 운전자 입장에서 멀리 떨어져 아쉬운 느낌이다. (사진=지디넷코리아)

국내 출시되는 XC40에는 볼보의 새로운 엔진계통인 '드라이브-E' 파워트레인이 적용된 2.0리터 4기통의 T4 가솔린 엔진을 탑재했다. 여기에, 8단 자동 기어트로닉과 사륜 구동 방식으로 최대 출력 190마력, 최대 토크 30.6 kg.m의 힘을 낸다.

XC40은 완벽하게 정숙성을 갖춘 SUV는 아니다. 초반 가속시 바깥에서 나는 엔진음이 잘 들리는 편이다. 하지만 70km/h 이상을 주행하면서 풍절음과 노면 소음 등은 잘 잡아냈다는 생각이 든다.

아쉬운 것은 비상등과 드라이브 모드 버튼 위치다.

XC40은 크게 다이내믹, 에코, 컴포트, 오프로드 등 4가지 주행모드를 지원한다. 이 주행모드를 즐기려면 9인치 세로형 디스플레이 오른쪽 하단에 위치한 ‘DRIVE MODE' 버튼을 눌러야 한다. 반대로 비상등 버튼은 크게 자리잡지 않고 아래쪽 가장 왼편에 자리잡았다. 주행에 필요한 버튼들은 최대한 가운데로 배치하거나, 변속기 부근에 위치하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뒷좌석 공간도 아쉽다. 최대한 수납공간을 살린 점은 눈에 띄고 헤드룸과 레그룸 등은 여유롭지만 등받이 리클라이닝 기능이 되지 않는다. 200km 넘는 장거리 주행 시 뒷좌석에 탑승한 승객의 피로감도 가중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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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차 XC40 뒷모습 (사진=지디넷코리아)

XC40 출시가격은 모멘텀 4천620만원, 인스크립션 5천80만원, R-디자인 4천880만원이다. 볼보차에 따르면 현재 XC40은 5월말 주문을 받아, 현재 1천대 넘는 계약 물량을 보이고 있다. 전 트림 반자율주행 기본인 XC40이 수입 소형 SUV 시장을 어떻게 이끌지 지금부터 지켜봐야 할 것 같다.

XC40의 실내 디자인과 특징등은 아래 영상에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