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U+, 매출은 정체인데 영업익은 선방...왜?

마케팅비용 축소로 무선사업 매출 역성장 감쇄

방송/통신입력 :2018/07/26 14:59    수정: 2018/07/26 15:00

LG유플러스가 지난 2분기에 새 회계기준으로 영업이익 2천11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같은 회계기준으로 지난 1분기 1천877억원보다 12.5%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까지 사용했던 옛 회계기준으로 따지면 2분기 영업이익은 2천481억원이 된다. 지난해 2분기와 비교했을 때 영업이익이 19.3%나 급증한 셈이다.

통신비 인하 정책으로 무선사업 환경이 녹록치 않은 가운데 세운 기록이어서 주목된다. IPTV와 같은 유선 사업의 성장이 주효했고, 무선 가입자도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세부 지표를 보면 안주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LG유플러스 용산 사옥

■ 영업익 수치는 좋지만, 매출 성과는 글쎄

사업 부문별로 보면 이전과 같은 성장세는 보이지 않는다.

무선사업 매출은 1조3천413억원을 기록했다. 옛 회계기준으로는 1조3천425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하면 4.2% 하락한 것이다.

IPTV, 초고속인터넷, 인터넷전화 등 유선사업 매출은 4천446억원이다. 옛 회계기준으로는 4천773억원이다. 또 e비즈, IDC, 전용회선 등 기업사업 매출은 두 회계기준으로 공히 5천370억원이다.

홈미디어사업과 기업사업 매출은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 각각 11.0%, 8.6% 성장했다.

통신비 인하 정책으로 무선사업만 매출이 줄었고, 나머지 사업은 여전히 성장하고 있는 것처럼 볼 수 있다.

그러나 사업 규모를 따져보면 상황이 다르다.

옛 회계기준으로 따졌을 때 무선사업의 매출 감소를 홈미디어사업과 기업사업의 매출 성장으로 막지 못했다.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 무선사업에서 5천910억원의 매출이 감소했고, 홈미디어와 기업사업에서 5천160억원의 매출이 증가했다. 즉 주력사업에서 750억원의 매출이 1년만에 줄었다는 뜻이다.

LTE와 IPTV 가입자 증가, IDC와 전용회선 사업의 연간 두자릿수 증가세 등 각종 호조에도 매출을 못 끌어올린 것이다.

옛 회계기준으로 따지면 지난 1분기보다 매출은 0.8% 감소했다. 새 회계기준으로 따지면 1분기보다 8억원 늘긴했다. 고작 0.1%다.

■ 매출은 제자리인데, 영업익은 어떻게 늘었나

새 회계기준으로 집계된 실적은 지난 1분기와 2분기 뿐이다. 때문에 2분기 실적의 비교대상이 직전분기로만 따질 수 있다.

LG유플러스의 2분기 매출은 1분기와 비교해 거의 차이를 보이지 않았지만 영업이익은 1천877억원에서 2천111억원으로 12.5%나 증가했다.

영업일 수의 차이를 고려하더라도 두자릿수 성장을 기록할 만한 사업 성과를 찾아보기는 어렵다. 영업이익률도 한분기 만에 8.3%에서 9.0%로 0.7% 포인트나 뛰어오를 만한 이유 역시 찾아보기 쉽지 않다.

결국 사업의 성과보다 비용 절감의 영향으로 영업이익률만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분기 마케팅비용은 옛 회계기준 5천130억원, 새 회계기준 5천80억원이다. 옛 회계기준으로 따졌을 때 지난해 2분기보다 마케팅 비용을 324억원 아꼈다. 즉 판매수수료를 줄여 매출은 그대로지만 남는 장사를 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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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비용을 따져 보면 2분기 CAPEX는 2천598억원으로 지난해보다 5.4%, 금액기준으로 133억원 늘렸지만 크게 늘었다고 볼 수 없다.

지난해 LG유플러스의 투자 총액은 1조1천378억원으로 LTE 도입 이후 투자비용이 최저로 줄어든 해다. 매출 대비 CAPEX 비중은 그간 두자릿수에서 한자릿수인 9.3%까지 떨어진 해다. 지난해 2분기보다 투자 비용이 늘었지만 크게 늘었다고 볼 수 없는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