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ARPU 3만원 무너질까

3만2천원대 선까지 추락…연말 ARPU에 이목 집중

방송/통신입력 :2018/07/27 18:07    수정: 2018/07/28 08:11

선택약정할인 가입자 비중 증가로 이동통신사의 무선 사업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급격하게 추락했다. 과거 3G 통신 가입자의 LTE 전환과 데이터 트래픽 증가에 따라 3만5천원대를 넘었던 ARPU가 2만원대로 떨어질지 주목된다.

27일 실적을 공개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무선 ARPU는 각각 3만2천290원, 3만2천721원인 으로 집계됐다. 두 회사 ARPU는 모두 IFRS-15 도입 이전 옛 회계기준으로 따진 수치다.

우선 SK텔레콤의 ARPU는 1년전 3만4천934원에서 2천644원이 감소했다. 지난해 3분기 3만5천원대로 오르기도 했지만, 당시 25% 선택약정할인율 상향이 시작되면서 4분기부터 매 분기마다 1천원씩 감소해왔다.

LG유플러스 역시 지난해 2분기 ARPU 3만5천743원에서 3천22원이 하락했다. ARPU 하락 추세도 SK텔레콤과 유사했다. 지난해 4분기 3만4천원대, 올해 1분기 3만3천원대, 2분기 3만2천원대로 단계적 하락세를 보였다.

다음달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KT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사진 = 이미지투데이

ARPU는 주로 통신사의 수익성 지표로 쓰이고 있다. 세컨드 디바이스와 일부 사물인터넷(IoT) 서비스 가입 회선도 포함되면서 회선 당 평균매출을 정확히 반영할 수는 없지만, 요금인하에 따른 매출 하락이나 양질의 가입자 확보로 매출이 증가할 경우 ARPU에 즉각 반영된다.

특히 선택약정할인 가입자 증가는 곧바로 ARPU 하락으로 이어진다. 약정가입을 조건으로 예상 매출의 25%를 덜어내기 때문이다. 20%의 할인율이 5% 포인트 상향되면서 ARPU 감소폭은 더욱 커졌다.

아울러 약정할인 액수가 통상적인 단말 할인 지원금 규모를 훌쩍 넘어서면서 소비자들이 선택약정할인으로 쏠리고 있는 점도 ARPU 하락세에 가속도를 붙이는 이유다.

통상적인 이동전화 약정 기간은 2년이다. 평균적인 스마트폰 사용기간도 2년 내외다. 때문에 통신사들은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된 25% 약정할인율에 따른 ARPU 하락은 적어도 내년 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진 것처럼 매 분기 1천원 가량의 ARPU 하락세가 지속되는지 여부다. 실제 지난 1분기와 2분기 실적을 비교했을 때 무선사업 매출의 감소세보다 ARPU 하락세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이 추세에 따라 내년 초까지 ARPU가 감소한다면 3만원대 벽도 무너질 가능성이 있다. 이미 시행된 저소득층 요금감면과 함께 기초연금 수급 어르신의 요금감면이 더해지면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반면 통신업계에서 최근 이뤄지고 있는 요금제 개편 영향으로 ARPU가 다시 오를 것이란 전망도 있다.

SK텔레콤과 KT의 T플랜 스몰, LTE베이직 요금제 모두 기존 월정액 3만2천890원에서 3만3천원으로 소폭 올리며 데이터 제공량을 대폭 확대했다. 또 월 6만원대 데이터 무과금 요금제도 속도 제어가 없는 기본 데이터 제공량을 100GB까지 올리면서 월 6만9천원으로 과금 기준은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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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데이터 완전 무제한과 같은 고가 요금제를 선택하는 소비자도 늘고 있기 때문에 ARPU 하락을 방어할 수 있는 여지는 남아있는 셈이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20년간 통신비는 3만원에서 3만9천원 사이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면서 “기술 방식의 진화와 물가 상승에도 실제 납부 요금 액수는 크게 변하지 않았지만 공약에 따른 정부의 요금인하 압박이나 소모적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