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電 "메모리 수요 하반기부터 다시 증가"

파운드리는 하반기 7나노 EUV 본격 양산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19/01/31 12:23    수정: 2019/01/31 13:14

삼성전자가 먹구름이 낀 올해 메모리반도체 수요 전망에 대해 "하반기부터 점차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상반기 이어질 메모리 업황 하락세에 대해서는 미세공정화와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31일 열린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이후 진행된 컨퍼런스 콜에서 "메모리 수요는 오는 2분기부터 점진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라며 "하반기부터 성수기에 접어들면서 고용량 제품을 중심으로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삼성 서초사옥. (사진=지디넷코리아)

■ "하반기부터 업황 회복" 기대…'상저하고' 전망 유지

이 회사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D램에 대해서는 2분기 이후 주요 공급처인 데이터센터 업계의 재고 조정이 마무리되고, 모바일에서도 채용이 확대돼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낸드플래시도 서버 업체들의 고성능화 추세가 이어져 고용량 스토리지를 중심으로 수요가 이어지고, 모바일에서도 고용량 추세가 퍼져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이는 지난해 4분기 실적 하락세와 올 1분기 부정적인 업황 전망에도 '올해 상반기에는 그 어느 때보다도 나쁘고, 하반기엔 좋아질 것'이라는 상저하고(上低下高) 전망을 그대로 유지한 것이라 주목된다.

업계도 메모리 업황 부진이 올해 1분기까지 이어졌다가 이르면 2분기에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관측했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메모리반도체 수요 증가율은 상저하고 현상이 뚜렷할 것"이라며 "PC는 1분기 인텔 중앙처리장치(CPU) 공급 부족 해소, 모바일은 내년 2분기부터 반도체 탑재량 증가, 서버는 내년 3분기 데이터센터 최적화 마무리에 의한 설비투자(CAPEX) 등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EUV라인 조감도(사진=삼성전자)

■ 1분기는 '터널'…하반기 7나노 EUV 본격 양산

반면, 1분기 메모리 업황은 좋지 않다. 비수기인 탓도 있지만, 가장 우려되는 건 지난해부터 쌓인 재고다. 당장 1분기부터 업체들의 재고 조정 움직임이 본격화할 전망이어서 수요가 더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메모리 재고는 현재 관리 가능한 수준이고, 2분기 이후 수요 증가에 대비할 것"이라며 "내년 이후 수요 전망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중장기 안정적인 재고 수준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업황 하락세에 D램은 미세공정화, 낸드는 고부가 제품 판매 전략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1분기 중에 1y나노(10나노 중반, 1나노=10억분의 1m) D램 공정으로 전환하고, 대용량 올플래시 어레이(All-Flash Array)와 범용플래시스토리지(UFS)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하겠다는 설명이다.

미래 먹거리 사업인 파운드리(Foundry·반도체 수탁 생산) 수요도 반도체 업황 하락세로 인해 1분기에 정체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모바일 중심의 사업구조를 고성능컴퓨팅(HPC)·자동차 전장·네트워크·증강현실(AR)·가상현실(VR) 등으로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하반기부터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적용한 7나노미터(nm) 제품을 본격 양산하고, 5나노 EUV 공정을 완료하는 등 중장기 내실을 다질 것"이라며 "이를 통해 올해 고객 수를 지난해보다 40% 이상 늘려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10나노 이하 초(超)미세공정 개발을 실현해줄 EUV는 삼성전자가 작년 업계 최초로 도입한 공정이다. 7나노 EUV 공정은 이전 10나노 2세대(10LPE) 공정 대비 면적을 약 40% 줄일 수 있고, 약 20% 향상된 성능 또는 약 50% 향상된 전력 효율을 제공한다.

삼성전자가 연초 CES 2019에서 선보인 2019년형 마이크로LED TV '더 월'. (사진=삼성전자)

■ 8K·마이크로LED 투트랙…QD-OLED도 검토중

디스플레이 패널(DP) 사업에 대해서는 "8K와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라는 투 트랙(Two-track) 전략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모든 제품군을 글로벌에 본격적으로 도입해 소비자의 요구 사항을 충족하고, 8K 시장 확대를 선도할 것"이라며 "크기와 비율, 해상도를 소비자가 원하는대로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마이크로 LED 제품을 통해 자유로운 스크린 시대를 앞당기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가 패널 공급을 맡은 초고화질 큐엘이디(QLED) 8K TV를 작년 10월 출시한 바 있다.

또 삼성전자는 QD-OLED 양산 시기에 대해서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되지 않았다"면서도 "다양한 기술에 대해 가능성 열어두고 검토하고 있고, 고객과 긴밀히 협력해 제품 완성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상반기 중 QD-OLED 사업 투자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투자 규모에 대해서는 "제품별 투자계획은 정해지지 않았다"면서도 "대외 환경의 불확실성을 고려해서 신규 투자는 하지 않고 설비투자 비중은 작년보다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메모리 뿐 아니라 파운드리 라인을 포함해 반도체에 최적화된 생산설비를 갖추고 탄력적으로 운영한다는 계획은 변함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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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부의 지난해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8조7천500억원, 7조7천7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18.75%, 전분기 대비 24.3% 감소한 것이고,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28.72%, 전분기 대비 43.08%나 하락했다.

같은 기간 DP 사업부는 매출 9조1천700억원, 영업이익 9천7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17.98%, 전분기 대비 9.17%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31.21%, 전분기 대비 11.82%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