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전기차 배터리 사업 2021년 손익분기점 넘길 듯

헝가리·중국 공장 2020년 양산 개시로 '규모의 경제' 실현 기대

디지털경제입력 :2019/04/04 16:18    수정: 2019/04/04 16:19

SK이노베이션이 최근 공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이 오는 2021년에 손익분기점을 넘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헝가리와 중국 공장이 양산에 들어가는 2020년이 변곡점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4일 국내 배터리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이 회사의 전기차 배터리 사업이 최근 탄력을 받으면서 헝가리 공장과 중국 공장이 양산에 들어가는 2020년 이후부터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고 손익분기점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그렇게 될 경우 SK이노베이션은 2005년 하이브리드 자동차용 배터리팩을 개발하며 시장에 진출한 지 16년 만에 흑자를 달성하게 된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서 매출 3천482억원과 영업손실 3천17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9.0% 증가했지만 오히려 영업손실 폭은 36.8% 커졌다. 아직 규모의 경제를 시현하기에 역부족인 셈이다.

SK이노베이션 서산공장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에서 직원들이 생산된 배터리 셀을 살펴보고 있다.(사진=SK이노베이션)

현재 국내 전기차 배터리 기업 중 흑자를 낸 기업은 LG화학뿐이다. LG화학은 지난해 4분기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서 진출 18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삼성SDI는 전환 시기가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노우호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이 오는 2021년 흑자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며 “EBITDA 기준으로는 오는 2020년 (흑자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BITDA는 영업이익에 법인세와 감가상각비를 합한 것으로 기업이 영업 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 창출 능력을 나타낸다.

삼성증권도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사업이 오는 2020년 영업손실이 70억원으로 대폭 줄은 후 2021년 1천250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수 있다고 전망했다.

SK이노베이션 역시 오는 2021년 손익분기점을 넘기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총괄사장은 지난달 미국 조지아주 공장 기공식 현장에서 “지난해 적자를 기록한 배터리 사업 경영 실적도 점차 개선될 것”이라며 “내부적으로는 오는 2021년까지 손익분기점을 넘기겠다는 각오다”고 밝힌 바 있다.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 현황.(사진=SK이노베이션)

증권가와 SK이노베이션이 2년 뒤 흑자 달성을 예상하는 근거는 SK이노베이션의 공격적인 배터리 생산 시설 투자와 이미 세계 3위 수준으로 확보한 수주 잔량이다. 오는 2020년 상반기면 헝가리 제 1공장과 중국 창저우 공장에서 양산이 가능해지면서 총 생산 능력이 20기가와트시(GWh)로 확대돼 수익화가 본격화되는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국내 서산 공장(가동 중, 연간 생산 능력 4.7GWh) ▲헝가리 코마롬 제1 공장(2020년 양산, 7.5GWh) ▲중국 창저우 공장(2020년 양산, 7.5GWh) ▲미국 조지아주 공장(2022년 양산, 9.8GWh) ▲헝가리 코마롬 제2 공장(2022년 양산, 9GW) 등 국내외에서 생산 거점을 건설 중이다.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수주 잔량은 2016년 말 35GWh, 지난해 말 325GWh에 이어 올 1분기가 지나기 전에 430GWh에 이르렀다.

메리츠종금증권은 SK이노베이션이 올해 말까지 확보하는 배터리 수준 잔량 규모가 50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의 올해 전기차 배터리 사업은 매출 8천억원을 달성, 2020년이면 2조원으로 크게 불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증권도 올해 매출 규모는 8천880억원, 오는 2020년은 2조330억원, 2021년이면 3조4천140억원을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다.

노 연구원은 “오는 2020년 20GWh 규모 생산 시설이 100% 가동된다면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사업 매출은 2조원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오는 2021년 손익분기점 돌파를 넘어 이르면 2023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생산량 규모로 글로벌 5위권에 들어갈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올해 1~2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사진=SNE리서치)

실제로 올해 초부터 SK이노베이션의 존재감 부상이 감지됐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 1~2월 세계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판매된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 기준) 10위에 SK이노베이션이 사상 처음으로 올랐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용량이 206MWh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62MWh) 대비 232.2% 급증, 순위도 두 단계 올라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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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오는 2023~2025년쯤이면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량이 글로벌 3, 4위 수준에 들 수 있다고 본다”며 “정휴화학 사업이 현금을 벌어주기 때문에 앞으로 더 (생산 시설에) 투자할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김 준 사장 역시 “SK이노베이션의 현재 생산 능력은 국내 서산 공장의 약 5GWh로 (시장 내) 존재감이 미약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중국 창저우 공장과 헝가리 제1 공장이 완공되면 생산 능력은 20GWh로 늘어난다. 내년 말이면 40GWh, 2022년이면 60GWh까지 확장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양산이 본격화되는 시기는 2021년이며 이후부터 SK이노베이션의 위상이 확실히 도드라질 것”이라고 자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