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의 화웨이 탐방기…“스마트폰 어렵지만 통신장비 이상무”

통신장비 부품 조달 이원화돼 있어…“LGU+ 투자비 절감”

방송/통신입력 :2019/07/05 17:00

“최근 화웨이의 런정페이 회장은 올해 매출액이 기존 목표 대비 200~300억불 하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는 화웨이와 미팅 결과 매출 가이던스 하향은 통신장비 보다는 스마트폰 사업에 기인한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는 이달 초 발간한 ‘화웨이 관련 탐방리포트’에서 이처럼 결론을 내리면서, 화웨이 통신장비를 도입한 LG유플러스에 대해 “국내에서 걱정하는 수준으로 화웨이의 통신장비 공급 역량에 대한 문제는 심각하지 않다”고 밝혔다.

해당 보고서는 세 명의 애널리스트가 지난달 27일부터 이틀 간 중국 심천에 있는 화웨이 본사를 방문해 작성됐다.

■ 화웨이 매출 하향조정은 스마트폰 부문 부품 내재화 미진 탓

보고서는 화웨이의 스마트폰 부문의 핵심 부품 내재화가 상대적으로 미진하다면서, 미국의 제재 여파로 올해 스마트폰 출하량이 당초 목표 성장률보다 크게 하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는 “지난해 화웨이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북미시장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상승하면서 전년 대비 30% 증가한 2억대를 기록했다”면서 “미국의 제재여파로 유럽, 남미 등 일부 시장에서의 판매가 주춤할 가능성이 있지만 전년 대비 증가분이 대부분 중국 시장 내 점유율 확대에 기인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 영향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지난해 2억9천만대에서 약 1천만대가 증가한 3억대 가량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유럽과 남미 등의 지역에서 점유율을 일부 회복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에 각각 30억 달러와 2억5천만 달러의 효과를 가져다 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는 화웨이의 스마트폰 절반 이상이 중국 시장에서 팔리고 있고 중국 소비자들의 화웨이 브랜드 충성도를 감안하면 삼성전자의 반사이익이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다.

■ 화웨이 통신장비 사업 건재

보고서는 미국의 화웨이 제재 여파에도 불구하고 북미 IT기업들이 우회적 방식을 활용해 거래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트럼프 미 대통령의 행정명령 서명 이후에 오히려 더 많은 5G 공급 계약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전하면서 화웨이 이슈가 보안, 기술보다는 아닌 정치 이슈라고 해석했다.

화웨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 명령 이후에도 10개 이상의 글로벌 통신사와 5G 계약을 맺으며 50개 통신사와 5G 공급 계약을 체결했고 올해에만 15만대의 5G 기지국을 출하했다. 유럽, 중동,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중남미 지역에서 미국의 의도가 제대로 먹히지 않고 있으며 미국과 호주 정도만 화웨이 장비를 전면 배제하고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스마트폰 분야에 비해 핵심 부품의 미국 의존도가 낮고 모든 부품 조달에 있어 이원화 체계가 구축돼 있다는 점을 이유로 꼽았다.

또 화웨이와 관련해 주요 국가들의 정부 입장에 대해서도 ▲독일 “미국 제재에도 화웨이를 배제하지 않을 것”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화웨이 배제는 프랑스의 목표가 아니다” ▲영국 “5G 및 화웨이 관련 자체 검토 후 결정” ▲러시아 “최대 이통사 MTS와 무선 네트워크 건설 계약 체결” ▲사우디아라비아 정보장관 “화웨이 제품 배제 안 한다“ ▲브라질 헤밀턴 무라오 부통령 ”브라질은 화웨이를 5G 네트워크 구축에서 배제하지 않을 것“ 등 15개 국가의 주요 매체를 인용해 정리했다.

■ “LGU+ 5G 투자비 절감, 6G 기술 경쟁력 확보”

보고서는 LG유플러스에 대해서도 화웨이의 5G 장비 공급에 문제가 없고 기술 중심의 발전이 이뤄진다면 투자비 절감과 6G까지 이어질 기술 경쟁력 확보 측면에서 차별성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는 “LG유플러스가 이미 화웨이로부터 공급받아야 할 5G 기지국을 전량 납품 받은 상황”이라면서 “5G 경쟁 초기 국면에서 누적 점유율 30% 이상을 달성하며 초기 성과를 올렸고 소비자들의 5G 통신사 선택에 있어 화웨이 이슈가 전혀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오히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발표를 근거로 통신사의 네트워크 구성 측면에서 흥미로운 현상이 관찰됐다고 밝혔다.

통신 3사가 5만9천대의 기지국과 13만3천대의 장치를 개설 신고했는데 LG유플러스가 장치 수는 적지만 상대적으로 기지국을 많이 설치했다면서, 기지국과 장치수가 1대 1.5인 경쟁사들에 비해 1대 3정도가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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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화웨이의 장치가 120도를 커버하고 셀당 18개의 AAU(Active Antenna Unit)을 설치하는데 반해, 경쟁사 장치는 60도, 6개의 AAU 설치 한계를 지닌 것이란 설명을 덧붙였다.

유안타 리서치센터는 “LG유플러스가 통신 품질 공개 검증까지 제안할 정도로 화웨이 통신 장비 역량에 기반한 네트워크 품질 자신감이 상당히 높다”며 “네트워크 정보보안 평가에 최고 권위를 지닌 스페인의 E&E가 오는 9월 화웨이 장비에 대한 CC인증 결과를 내놓게 된다면 보안 영역에 대한 우려도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