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전성기 이끈 3인방 역사 속으로

권오현·윤부근·신종균 모든 공식 직함 내려놔

디지털경제입력 :2020/01/20 23:30    수정: 2020/01/21 07:24

권오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회장, 윤부근 대외협력(CR) 담당 부회장, 신종균 인재개발담당 부회장 등 삼성전자 초고속 성장 시대를 풍미했던 최고경영인 3인방이 공식 직함을 내려놓고 현직에서 물러난다.

20일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인사로) 이들은 경영 원로로서 모든 공식 직함을 내려놓게 됐다"며 "그러나 앞으로도 (삼성전자 경영과 관련) 조언자로 남을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김기남 대표이사 부회장과 김현석 대표이사 사장, 고동진 대표이사 사장 등 3인 대표이사(CEO) 체제를 유지하면서 4명의 사장 승진자를 골자로 한 2020년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이로써 지난 2013년 3월부터 3인의 복수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해 지난 2017년말까지 삼성전자의 최고 전성기를 이룬 이들 3인방의 시대도 역사의 한 페이지로 남게 됐다.

왼쪽부터 삼성전자 권오현 종합기술원회장, 윤부근 CR담당 부회장, 신종균 인재개발담당 부회장.(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의 '초격차'의 상징인 권오현 회장은 1985년 미국 삼성반도체 연구소 연구원으로 입사해, 삼성전자 시스템 LSI사업부 사장과 반도체 사업부 사장을 지냈다. 그가 부장 직급이던 개발팀장 시절 수기로 작성한 D램 성능 분석 보고서의 표지가 지금도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삼성이노베이션뮤지엄(SIM)에 전시되어 있다. 그가 재임 중이던 2017년 2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매출 17조5천800억원에 영업이익 8조300억원을 기록하며, 인텔을 제치고 반도체 분야 1위로 올라서기도 했다.

TV사업 세계 1위 등 CE사업 고도성장을 이룬 윤부근 부회장은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십이 돋보이는 경영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1978년 삼성전자 가전 CTV 설계실에 입사해 소니를 넘어 글로벌 '삼성 TV' 왕국을 건설했다. 국장농단 사태로 힘든 시기엔 삼성전자의 CR(Corporate Relations)담당 부회장을 맡아 청와대 소통 등 대외협력을 도맡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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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년 삼성전자 연구3실에 입사한 신종균 부회장은 피처폰 시대 '애니콜 신화'로 끝날 뻔한 삼성전자 휴대전화 사업을 '갤럭시 신화'로 잭팟을 터트리면서 글로벌 스마트폰 사업의 1위 도약을 이끈 전문 기술 경영인이다. 그가 IM 사업부를 이끌던 2013년엔 스마트폰 분야에서만 24조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등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다. 최근까지 인재개발담당을 맡아왔다.

전자 업계 관계자는 "첨단 IT산업이 시간과의 싸움이던 시대, 뜨거운 열정과 치열한 자신과의 싸움으로 각 분야에서 월드베스트를 일군 일꾼들"이라며 "이들이 공식 직함을 모두 내려놓으면서 삼성전자도 이제 완전한 세대 교체를 이루게 됐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