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개학 D-1..."백만 단위 로그인 병목 풀어라"

IT 업계, 특정지점 과부하 대비 로드밸런싱 체계 구축 주력

컴퓨팅입력 :2020/04/08 15:50    수정: 2020/04/08 17:56

김우용, 남혁우 기자

9일 온라인 개학을 앞두고 유관기관의 준비가 한창인 가운데, 인프라를 책임지는 IT기업도 숨가쁘게 움직이고 있다. 수백만명 규모의 학생과 교사가 비슷한 시간에 접속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시스템 마비 우려도 크다. 현재의 시스템이 클라우드에 올라가 있지만, 클라우드에 최적화되지 않아 접속자 폭주 시 장애 발생을 막기 위한 고된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전국 중학교와 고등학교는 3학년부터 원격수업을 시작하며 '온라인 개학'을 실시한다. 20일부터 전학년이 온라인 수업을 듣게 된다. 교육부는 화상회의를 통한 실시간 쌍방향, 콘텐츠 활용 중심, 과제 수행 중심 등을 원격수업 유형으로 삼아 일선 학교에서 재량껏 방식을 택하도록 했다.

2019년 기준으로 중학교와 고등학교 3학년 학생수는 95만명 내외다. 초등학교까지 모든 학생을 합치면 전국 448만명이 온라인으로 수업을 듣게 된다. 가장 큰 문제는 전국의 학생과 교사가 비슷한 시간에 교육시스템에 접속하면서 발생하는 사이트 마비다. 주로 e학습터와 EBS온라인클래스 등 학습사이트에 접속자가 폭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9일부터 사상 첫 온라인 개학이 시작된다. (사진=뉴스1)

e학습터와 EBS온라인클래스는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NBP)와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등 퍼블릭 클라우드에 구축돼 있다. 두 회사는 현재 접속자 폭주에 대비해 서버를 확충하며 대비작업에 한창이다.

그러나 IT업계는 서버의 규모보다 애플리케이션 자체의 한계 때문에 장애를 예상한다. 이른바 병목현상이다. 백만명 규모의 로그인이 처리돼야 하는데, 현재의 온라인 학습사이트 애플리케이션이 클라우드의 유연성과 확장성을 이용할 수 없는 구조란 것이다.

현존 온라인학습시스템의 구조는 로그인과 콘텐츠가 묶인 형태다. 이렇게 되면 로그인에 문제가 생겼을 때 모든 시스템까지 함께 정지할 수 있다. 일부 이용자가 콘텐츠로 진입하는 좁은 통로를 통과하더라도 로그인 쪽에서 문제를 겪는 한 덩달아 장애를 겪을 수 있다.

e학습터와 EBS온라인클래스를 구축, 운영중인 기업이 현재 클라우드 환경에 맞춘 애플리케이션 최적화 작업을 진행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근본적으로는 로그인 서버를 비롯한 사이트의 각 기능을 개별 시스템으로 분리하는 '마이크로서비스 아키텍처(MCA)'와 분산형 시스템으로 바꿔야 하지만, 시간 문제로 임시방편 수준의 대비를 진행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로그인 서버와 콘텐츠 서버에 버퍼를 두는 캐시를 추가하고, 특정 지점 과부하에 대비한 로드밸런싱 체계를 갖추는 게 주된 방안이다.

매년 수억명의 접속자 폭주를 겪는 알리바바나, 대규모의 동시접속자를 수용하는 온라인 게임 사례에서 그 대처법을 유추할 수 있다.

알리바바 클라우드는 11월 광군제 동안 몰려드는 수억명의 접속자에 대비해 거래처리 시스템을 분산형 아키텍처로 전환했다. 초창기엔 캐시 서버를 확충해 대기열을 분산하고, 로드밸런싱으로 과부하를 막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헤일로4부터 액터모델 기반 프로그래밍 모델을 활용해 온라인게임 시스템의 각 기능을 독립된 서비스로 구현하고 고도의 분산형 아키텍처를 갖췄다.

알리바바나 마이크로소프트 모두 백엔드 시스템에서 특정 지점의 과부하나 장애 발생 시 자동화된 서비스 백업 체계를 가동해 장애를 최소화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교육부는 8일 교사와 학생에게 원격수업 10가지 실천수칙을 발표했다.실천 수칙은 ‘원활한 사용’과 ‘안전한 사용’ 2가지 주제로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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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활한 사용을 위한 수칙은 ▲이동전화보다 유선 인터넷과 와이파이를 이용하여 듣기 ▲e학습터와 EBS온라인클래스 등 학습사이트에 대한 로그인을 미리하기(일시적인 접속 폭주로 인한 장애발생 방지) ▲학교여건에 따라 수업 시작 시간을 다양하게 운영하기 ▲교육자료는 SD급(480p, 720×480) 이하로 제작하기 ▲교육자료는 가급적 수업 전날 유선 인터넷 또는 와이파이를 이용해 업로드 및 다운로드 하기 등이다.

안전한 사용 실천 수칙은 ▲영상회의 방에는 비밀번호를 설정하고 링크를 비공개 하기 ▲개인정보 보호 등 보안이 취약한 영상회의 앱(웹)은 사용을 하지 않거나 보안패치를 한 후에 사용하기 ▲컴퓨터, 스마트기기, 앱 등에 백신 프로그램을 설치하기 ▲모르는 사람이 보낸 이메일, 문자는 열어 보지 않기 ▲수업 중에 선생님이나 친구들을 촬영하거나 해당영상을 배포하지 않기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