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CJ헬로'發 유료방송 짝짓기 시나리오

SK-티브로드·현대HCN 對 KT-딜라이브 가능성 솔솔

방송/통신입력 :2019/02/11 16:52    수정: 2019/02/11 16:52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가 거의 확실시되면서 유료방송시장에서 대규모 지각변동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5G 시대를 맞아 방송미디어 사업의 가치가 더 중요해졌다는 데에 대해 통신 3사가 인식을 같이 하고 있고, LG와 CJ의 결합이 성사될 경우 시장 순위가 뒤바뀌면서 SK 등 경쟁회사를 자극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IPTV를 가진 나머지 통신사와 약세인 케이블TV가 어떻게 짝짓기를 하느냐가 관전포인트.

■ CJ헬로 인수할 경우 단숨에 2위로 올라서는 LG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할 경우 단숨에 유료방송 2위에 올라선다.

LG유플러스의 IPTV 가입자는 지난해 400만명을 돌파했고 케이블TV 1위인 CJ헬로의 가입자는 422만명 규모여서 합치만 820만명을 넘는 규모가 된다. 가입자가 두 배로 늘어나고 유료방송 점유율 30% 목표치도 조기 근접할 수 있다.

LG유플러스한테 미디어 산업의 비중은 경쟁 회사인 KT나 SK텔레콤보다 높다. 통신 3사 가운데 유일하게 이 분야 매출 비중이 두자릿수다.

LG유플러스는 특히 인수할 경우 당장 합병하기보다는 최대주주 지위만 확보할 계획을 세웠다. 인수합병에 대한 당국의 인허가 과정에서 케이블TV가 가진 지역사업의 중요성을 살려 심사의 걸림돌을 넘어서기 위한 전략이다.

LG유플러스는 또 이를 계기로 CJ와의 콘텐츠 협력을 강화할 수도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CJ ENM이 대주주로 있는 스튜디오드래곤이 LG유플러스와 콘텐츠 제휴를 맺고 있는 넷플릭스의 국내 최대 파트너란 점이 주목된다.

LG유플러스는 구글과 5G VR 콘텐츠 협력 관계도 맺고 있지만 동영상 콘텐츠 제작에 스튜디오드래곤을 비롯한 CJ만한 파트너가 없다는 평가다. 또 SK 옥수수와 지상파 푹의 OTT 연합에 대응할 카드도 필요한 상황이다.

■ 3위로 밀리는 SK가 취할 수 있는 대안은 뭘까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가 성사될 경우 가장 부담을 느낄 곳은 SK群이다. 당장 3위로 밀려나기 때문이다. 특히 SK의 경우 CJ헬로를 인수하려다 정부의 불허방침으로 무산된 바 있어 다른 형태의 입수합병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SK의 경우 미디어 사업을 대대적으로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지상파 3사와 OTT 관련 합작 회사를 설립하기로 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SK群이 대응에 나설 경우 첫 손에 꼽히는 곳은 태광 티브로드다. 티브로드는 현재 가입자가 300만여명이다. 티브로드를 인수할 경우 SK로서 단숨에 유료방송 시장의 점유율을 10% 포인트 가량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티브로드가 매물로 나온 적은 없다. 하지만 케이블TV 1위인 CJ헬로마저 LG에 넘어가고 시장이 대형 사업자로 위주로 재편되는 상황이 가속화할 경우 독자생존의 문제가 고민스러울 수밖에 없고 매각도 고려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전문가들 사이에 나온다.

다만 과기정통부가 발표한 지난해 상반기 기준 유료방송 시장점유율로 따지면 SK브로드밴드가 티브로드를 품어도 총 23.83%의 점유율로 같은 기간 기준 LG유플러스와 CJ헬로의 24.43%에 못 미친다.

이에 따라 SK군이 티브로드 외에 추가 인수 가능성까지 점쳐진다. 8VSB 위주인 CMB는 지주사 전환으로 지분 매각이 쉬운 잠재적 인수 후보에 꼽히지만, 저가 상품 위주인 터라 큰 매력은 없다는 평가다. 결국 SK군이 추가로 노릴 인수 카드로는 현대HCN이 꼽힌다.

유료방송 시장 안팎에서는 SK텔레콤이 이미 티브로드와 현대HCN 가운데 인수 여부 합의를 결정지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케이블TV 인수합병 시도에 한번 실패했던 만큼 먼저 나서지 않고 경쟁사가 인수를 시도하면 곧바로 대응할 카드를 마련했다는 것이다. CJ와 LG 간 논의과정에 따라 곧장 인수 추진을 발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 합산규제 이슈에 묶여 있는 KT도 움직일까

딜라이브는 케이블TV 인수합병 시장에서 매물로 꾸준히 거론된 회사다. 대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꾸준히 매각 방침을 밝혀왔지만, 매각 기대 가격이 시장에서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SK텔레콤이 CJ헬로 인수합병을 시도했을 때나 LG유플러스의 CJ헬로 지분인수 과정에서 나오는 케이블TV 인수가격은 가입자당 40만원대로 계산되고 있다. 반면 딜라이브는 가입자당 60만원대의 가격을 고수하고 있다.

MBK파트너스가 딜라이브(당시 씨앤엠) 지분을 사들일 당시 가격을 고려할 경우 더욱 싼 값에 내놓기 어려운 실정이었다. 다만 딜라이브를 제외한 주요 MSO가 인수될 경우 딜라이브의 시장 가치는 더욱 떨어질 수 있다.

통신업계 안팎에서는 딜라이브의 매각 상대로는 여전히 KT만이 꼽히고 있다.

LG유플러스의 CJ헬로 지분 인수설이 나오던 지난 8일 딜라이브가 합산규제 재도입에 반대한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한 것을 두고, 여전히 KT와의 논의만 진행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타사와 매각논의가 진행되면 합산규제 논의와는 관계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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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라이브의 매각 논의는 국회의 합산규제 재도입 논의가 걸림돌이다. 33% 시장점유율 규제에서 KT는 현재 점유율 구조에서 합산규제가 다시 시행될 경우 딜라이브를 인수하기 어려워진다.

반면 LG유플러스와 SK군이 차례로 케이블TV를 인수하면서 몸집을 키우게 될 경우 경쟁제한성이 발생하는 합산규제를 도입하기 어려워지는 측면의 목소리가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