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앱 "데이터센터 SSD 가격, 2년내 HDD수준으로 하락"

새 스토리지SW출시하며 삼성 반도체사업부와 협력 재차 강조

컴퓨팅입력 :2016/06/17 15:17

세계 올플래시스토리지 매출 4위에서 2위로 발돋움한 넷앱이 데이터센터용 낸드플래시 기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가격의 하락 추세에 따라, 향후 사업 전략의 열쇠로 삼성전자와의 긴밀한 협력을 재차 강조했다.

넷앱은 기업 데이터센터 스토리지시스템의 주류 저장매체가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에서 SSD로 바뀌고 있다는 판단아래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자신들의 경쟁력을 부각시켰다. 자사와 손잡고 데이터센터용 고밀도 대용량 SSD 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역할에도 무게를 실었다.

제이 서브라마리언 넷앱 제품 관리 총괄 부사장은 지난 16일 서울 삼성동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은 취지의 발언을 내놨다. 그는 또 신형 넷앱 스토리지 운영체제(OS) '온탭9'를 통해 넷앱 올플래시스토리지시스템 '올플래시FAS(AFF)' 사용자들이 기대할 수 있는 효과를 강조했다.

제이 서브라마리언 넷앱 제품 관리 총괄 부사장.

서브라마리언 부사장은 우선 "향후 18~24개월 이내에 SSD 가격이 SAS (하드디스크)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 예상한다"며 "SSD 스토리지 관리 효율이 HDD와 대등한 수준에 맞춰질 것이라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이미 지금도 기업들이 온탭9을 탑재한 8U 크기 AFF 장비에 최대 가용 용량 1.4페타바이트(PB) 데이터를 저장해 쓸 수 있으며, 이 덕분에 더 이상 많은 데이터를 고성능으로 처리하기 위해 SAS HDD 기반의 스토리지시스템을 여러대의 랙 규모로 구축하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삼성전자와 진행해 온 긴밀한 협업을 통해 그로부터 조달한 15테라바이트(TB) SSD에 우리 온탭 소프트웨어(SW)를 얹어 차별화된 혁신을 이뤘다"며 "업무 유형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우리가 몇년간 개선해 온 중복제거 및 압축 기술을 통해 데이터를 (물리적인 저장 용량 대비) 4대 1 비율로 줄여 주는 효율을 보증한다"고 덧붙였다.

쉽게 말해 넷앱의 온탭9 기반 올플래시스토리지 시스템은 삼성전자의 15TB짜리 SSD 하나당 60TB 상당의 데이터를 담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는 넷앱 올플래시스토리지 시스템과 삼성전자 최신 SSD 제품간의 궁합에 따른 효율 덕분인데, 이 궁합이 지난 3년간 양사의 SW 및 아키텍처 기술 협력에 따른 산물이라고 넷앱 측은 주장했다. 이런 고효율 용량 절감 기술을 타사에서 단기간에 따라잡을 수 없다는 뉘앙스다.

온탭9은 온탭8.3 기반 AFF 시리즈 시스템에서 무료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로 제공된다. 회사측에 따르면 업그레이드를 적용한 AFF8080 모델의 경우 온라인트랜잭션처리(OLTP) 업무의 응답시간이 1밀리초에서 0.6밀리초로 40% 이상 단축됐다. 오라클 데이터베이스 RAC 구성뿐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 SQL서버, SMB기반 SQL구성, VM웨어와 하이퍼V와 젠서버 기반의 가상서버 및 가상데스크톱환경 등 더 광범위한 NAS 및 SAN 기반 업무에 최적화한 사전 구성을 제공한다.

2016년 6월 16일 서울 삼성동 온탭9 출시 기자간담회 발표 자료 일부. 1만RPM 짜리 SAS HDD로 1PB 규모의 스토리지를 구성하려면 과거엔 데이터센터에 2대 이상의 랙 공간을 필요로 했는데, 이젠 온탭9 기반의 8U 크기 AFF 장비 하나로 그 이상의 저장공간을 얻을 수 있다는 설명을 담았다.

이밖에도 온탭9은 ▲노드별 성능 가시성 및 관리 리포팅 ▲인라인압축, 인라인중복제거 ▲트리플패리티 레이드(RAID) 구성 ▲인증된 x86 서버 내장스토리지(DAS)를 가상화 기반으로 통합 관리하는 SW정의스토리지 '온탭셀렉트' ▲아마존웹서비스(AWS)를 연동해 쓸 경우 리전 안의 두 가용성존을 미러링해 고가용성(HA) 인프라로 쓸 수 있는 'AWS HA용 온탭클라우드' ▲SSD용 넷앱스토리지암호화(NSE) 시스템을 통해 저장한 데이터의 암호화키 생성과 클러스터상의 키 관리를 자동 처리해 주는 '온보드키매니저' 등 신기능을 지원한다.

삼성전자 SSD를 탑재한 자사 제품의 경쟁력을 강조하는 기업용 스토리지시스템 제조사가 넷앱만은 아니다. 올플래시스토리지 시장뿐아니라 전체 외장형 스토리지시스템 업계 1위인 EMC도 지난달 삼성전자의 SSD를 탑재한 'V맥스 올플래시'와 '유니티' 등 올플래시스토리지 제품으로 사업 협력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삼성전자-EMC, V낸드 협력…올플래시 전방위 공략] 즉 세계 외장형 스토리지시스템 시장의 두 전문업체가 나란히 하드디스크 중심 제품 전략을 벗어나며, SSD 공급업체 삼성전자를 핵심 파트너로 추켜세운 상황이다.

이들이 스토리지시스템용 저장매체 영역에서 SSD가 HDD를 대체할 것이라는 관측을 실현해 나감에 따라 세계 기업용 SSD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위상도 함께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흐름은 시장조사업체 IDC의 올해 1분기 조사 결과에 담긴 전체 스토리지 시장의 위축과, 그에 상반된 올플래시스토리지 부문의 고속 성장에서도 엿볼 수 있다. [☞관련기사: "넷앱, 세계 올플래시 시장서 매출 2위로 성장"]

IDC의 올해 1분기 조사에 따르면 넷앱은 세계 올플래시스토리지 매출 5위권 업체 가운데 2위를 거뒀을 뿐아니라 독보적인 세자릿수 성장률을 보이면서 두각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서브라마리언 부사장은 해당 성과의 배경을 묻는 질문에 "모델종류(SKU)를 단순화했고, 고객들이 쉽게 사서 쓸 수 있도록 번들링 및 가격차별화 등 판매전략을 개선했으며, 주력 사업 분야 또한 일부 변경한 전략이 주효했다"고 답했다.

2016년 6월 16일 서울 삼성동 온탭9 출시 기자간담회 발표 자료 일부. IDC의 2016년 1분기 세계 올플래시스토리지 시장의 사업자별 매출 자료를 인용 소개했다.

간담회에서 넷앱 측의 메시지는 온탭 기반 시스템인 AFF와 FAS시리즈 쪽에 쏠려 있었다. AFF와 FAS는 SAN과 NAS 영역에 함께 대응하는 유니파이드스토리지로 분류된다. 현장에선 언급되지 않았지만 SSD 기반으로 바뀌고 있는 기업용 스토리지시스템 시장 흐름은 넷앱의 기존 SAN영역 전용 스토리지시스템의 전략 방향에도 직접적인 변화를 예고한 상태다. 이 제품군에도 삼성전자의 SSD가 일정 역할을 가져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넷앱이 보유한 SAN 전용 스토리지시스템 제품군으로 디스크기반 스토리지시스템 E시리즈와 그 올플래시버전인 EF시리즈가 있다. E와 EF 제품군은 온탭이 아닌 'SANtricity'라는 SW를 기반으로 작동한다. 넷앱은 이번 온탭 새버전 공개에 앞서, 지난 4월 분석애플리케이션 처리 성능을 높인 SANtricity 새 버전을 선보였다. [☞관련기사: 넷앱, 하둡·스플렁크·NoSQL 성능 높인 스토리지SW 공개]

그런데 E시리즈의 올플래시 버전인 EF시리즈는 현재 이 회사가 반년전 인수 계획을 밝힌 SAN기반 올플래시스토리지 업체 솔리드파이어의 제품과 시장에서 경쟁하는 관계였다. [☞관련기사: 넷앱, 올플래시 업체 솔리드파이어 인수] 이제 넷앱은 SAN 영역의 SSD기반 올플래시스토리지 제품으로 EF 시리즈와 솔리드파이어, 2가지를 보유하게 됐다. 넷앱은 '데이터패브릭'이라는 기술 브랜드를 내세워 AFF와 EF간의 연계를 강조해 온만큼, 솔리드파이어 역시 그 연계 대상에 포함시킬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넷앱은 기존 제품군에 솔리드파이어 시리즈 자체를 통합할 계획은 아니라고 한다. 솔리드파이어 역시 인수 전부터 삼성전자 SSD를 사용하고 있었는데, 부품 공급 등 운영과 관련된 프로세스 역시 별개로 유지될 전망이다. [☞관련기사: 삼성, 올플래시 스토리지 '큰손'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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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라마리언 부사장은 관련 질문에 "데이터패브랙이라는 틀 안에서 온탭과 솔리드파이어의 호환성을 추구하려 하지만, 각각의 고유 특성을 유지하려 한다"면서 "삼성전자 SSD 공급망 관련 파트너십의 경우, 솔리드파이어를 인수해 우리 쪽에 통합하는 과정에 있기에 단정적으로 말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사실 올플래시스토리지 환경에서 SAN에 필요한 성능을 AFF같은 유니파이드스토리지 시스템이 충족할 수 있는 여지가 많아지면서, 넷앱의 SAN전용 제품 EF시리즈는 솔리드파이어 제품뿐아니라 SAN 역할을 맡을 수 있는 AFF와도 충돌할 여지를 해소하지 못했다. 넷앱의 AFF 고객 가운데 100% SAN 영역에 사용하는 경우가 3분의 1정도 되고, NAS와 SAN을 혼용하는 경우가 60% 정도 된다고 한다. 이런 상황은 EF시리즈와 솔리드파이어의 SAN전용 올플래시스토리지 전략의 진폭이 여전히 클 수 있음을 암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