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디의 네웹소설] 효녀심청 던전모험기, ‘용왕님의 셰프가 되었습니다’

뛰어난 손맛 보유자 청이의 본격 목숨 사수 어드벤처

인터넷입력 :2020/04/08 09:00

저 먼 황주 도화동 심가네 청이라는 여식이 있었는데 눈먼 아버지를 봉양하러 다니느라 하루도 손이 쉬는 날이 없을 터. 그러던 와중 부처님께 공양미 300석을 바치면 아버지의 눈을 뜨일 수 있다 하니 눈물을 머금으며 인당수에 몸을 던졌는데 깨어나 보니 용궁이 아니라 던전…?!

네이버 시리즈에서 서비스 중인 '용왕님의 셰프가 되었습니다'는 고전소설 '심청전'의 스토리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웹소설이다.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할 요령으로 공양미 300석에 팔려 간 '심청이'가 바다에 빠진 후 눈을 뜬 곳은 용궁이 아닌 던전. 이곳에서 청이가 용왕이 아닌 '베르키스'에게 음식을 만들어주며 이(異)세계를 모험하는 내용을 담은 작품이다.

네이버 웹소설 '용왕님의 셰프가 되었습니다'의 주인공 청이는 다 먹은 꼭지를 풀밭에 버려도 무럭무럭 자라는 토마토처럼 어떤 시련도 씩씩하게 극복하는 캐릭터다.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려고 인당수에 몸을 던지는 대담함과 고구마를 삶을 불이 없을 때 베르키스의 콧김을 이용하는 지혜도 갖췄다. 게다가 겁 없이 던전 이곳저곳을 탐험하며 미물과의 친화력과 대담함에 지혜로움을 무기로 청이는 베르키스를 이리저리 구워삶아 자신의 요리에 반하게 만든다.

이 작품의 가장 큰 묘미는 용왕 베르키스의 ‘츤데레’(쌀쌀맞고 인정이 없어 보이나, 실제로는 따뜻하고 다정한 사람을 이르는 말) 성격과 그를 조련하는 심청이의 케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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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키스는 500년 낮잠을 방해한 콩알만 한 청이를 당장이라도 죽이고 싶지만 식혜 위에 동동 뜬 밥알처럼 요리조리 바쁘게 움직이는 그녀의 모습 때문에 죽이고 싶은 마음도 찬밥처럼 식어버린다. 게다가 그녀의 손맛은 또 어떠한가? 마당에 널브러진 고구마도 이 세상 산해진미를 다 더한 것 같은 근사한 요리로 만들어버리는 신묘한 재주로 베르키스의 마음을 사르르 녹인다. 청이가 아플 땐 마법을 사용해 그녀를 치료해주고 청이의 순수한 마음을 알게 된 이후로부터는 그녀에게 조금씩 마음을 여는 그는 난생처음 본 음식을 맛본 것 마냥 마음이 이상하고 자꾸 청이가 신경 쓰인다.

삶은 고구마를 시작으로 쑥 연근전, 수제 엿, 다슬기 무침, 과일빙수 등 다양한 음식이 등장하는 '용왕님의 셰프가 되었습니다'는 눈이 즐거울 뿐 아니라 입맛까지 돋게 만든다. 여기에 '아무것도 몰라요'라는 얼굴로 던전과 이세계를 헤집고 다니는 청이와 베르키스의 미묘한 감정선, 그리고 아버지를 생각하는 심청이의 고운 마음씨까지. 식(食)과 모험(行), 애정(愛) 그리고 효(孝)가 고루 어우러진 '용왕님의 셰프가 되었습니다'는 읽는 내내 독자의 배를 부르게 만드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