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電, 반도체·스마트폰 동반부진...2Q 이후 '기대'

반도체는 하반기 반전 기대, 스마트폰 가격정책 변화 예고

디지털경제입력 :2019/01/31 15:47

·2018년 화려한 실적을 이어가던 삼성전자가 4분기 반도체 부진에 인상을 찌푸렸다. 스마트폰도 고급형 시장의 정체와 중국 후발주자의 맹추격에 침체에 빠졌다. 통제하기 어려운 강력한 외부 요인을 어떤 전략으로 돌파할지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작년 4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59조2천700억원, 영업이익 10조8천억원을 기록했다고 31일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0.6%, 영업이익은 28.7% 감소했다. 영업이익률도 18.2%로 하락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등 두 핵심사업이 동반 부진에 빠졌다. 그동안 밀고 당기면서 실적을 견인해왔는데, 4분기 동시에 실적 하락을 겪으며 큰 폭의 영업이익 감소를 이끌었다.

삼성전자 '갤럭시 언팩 2019' 한글 옥외광고 (사진=삼성전자)

아이러니하게도 경쟁사면서 고객사인 애플의 아이폰 판매부진이 삼성전자에게 악영향을 끼쳤다.

4분기 삼성전자 DS사업부 반도체 사업은 18조7천500억원 매출, 7조7천700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이 11%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보다 3조원, 전분기보다 5조8천억원 줄었다.

전세원 삼성전자 메모리반도체 마케팅팀 부사장은 컨퍼런스콜에서 "반도체 시장의 대외 불확실성 확대, 메모리 수요 감소 등으로 전분기 대비 실적이 하락했다"며 "모바일 대형 고객사의 신제품 판매가 부진했고, 중국 시장이 둔화돼 세트 수요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대형 클라우드 사업자의 수요 둔화도 영향을 미쳤다. 최근 수년간 클라우드사업자는 급증하는 고객수요에 맞춰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공격적으로 확장시켜왔다. 그러다 내부 보유 메모리 재고가 쌓이고, 가격하락 기대감을 가지면서 구매를 대폭 줄였다. 경기 둔화에 따른 투자 감소도 서버용 D램 수요를 줄였다.

전세원 부사장은 "모바일 고용량화 추세와 올플래시어레이 비중의 증가는 지속될 것"이라며 "올해 1분기엔 주요 고객사 중심으로 재고 조정이 지속되고 비수기 영향으로 전반적인 수요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2분기 이후 서버와 모바일에서 수요 개선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가격 안정화와 8GB 이상 고용량 메모리 채택 증가, 신규 CPU에 따른 메모리 수요 확산 등으로 하반기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디스플레이 사업도 시장 둔화란 숙제를 안았다. 디스플레이 패널 사업은 매출 9조1천700억원, 영업이익 9천700억원을 기록했다. OLED 패널의 수익성 약화로 실적이 전분기 대비 소폭 감소했다.

중소형 디스프레이와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판매가 지속되는 가운데, 경쟁 심화로 매출이 감소했다. 고화질, 초대형 TV 제품의 기종이 확대되며 전분기 대비 실적이 소폭 개선된 건 희망적이다.

삼성디스플레이 윤재남 상무는 "1분기 중소형 디스플레이 사업은 전반적 시장 수요 둔화 속에 모바일향 패널 업체간 경쟁 심화로 어려운 시황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며 "주요 고객 플래그십 제품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수익성 확대 노력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형 디스플레이는 계절적 비수기에 따른 수요 감소와 중국 업체의 초대형 라인업 강화로 단가 하락이 우려된다"며 "수율 향상과 원가 개선으로 수익성을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플렉서블 OLED 수요의 하반기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스마트폰 OLED 패널 비중이 늘어나고, 신규 응용처 발굴로 시장을 넓혀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IT모바일(IM) 부문의 고민도 둔화되고 있는 시장 상황에 있다. IM부문 매출은 23조3천200원, 영업이익 1조5천100원을 기록했다. 연말 성수기였지만, 고가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된 게 실적 하락으로 이어졌다.

당장 시장이 회복세로 돌아설 기미는 없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이종민 상무는 "시장 성장의 정체, 재료비 부담 등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차별화된 제품 출시와 함께 타켓팅된 마케팅 강화, 고투마케팅으로 판매를 확대해 견조한 실적을 달성하려 노력하겠다"며 "플래그십 모델은 디자인 변화와 완성도 높은 신기술 도입으로 최고 성능과 최상 사용자 경험 제공하고, 더 많은 고객이 삼성 제품을 선택하도록 다양한 고객 니즈 반영된 라인업을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애플의 고가 전략이 실패한 가운데, 삼성전자의 대응이 주목된다. 시장 정체 속에 주력 분야인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고가 전략에 변화를 줄 가능성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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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민 상무는 "시장별 최적화된 포트폴리오로 판매를 확대하고 수익성을 개선할 것"이라며 "부품표준화와 자원운영효율 증대, 매스 제품의 규모의 경제 적극 활용 등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플래그십 모델은 사이즈, 사양, 디자인 가격 등에 선택할 수 있도록 폭넓은 가격대 운영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