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의원, 삼성바이오 문건 공개 “분식보고서 국민연금에 제출”

“분식회계 논란, 삼성물산과 이어져…추가 감리 필요”

디지털경제입력 :2018/11/07 16:07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일 국회 정론관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내부 문건을 공개하며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작업을 위해 자사 가치를 부풀려 분식회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전날 열린 국회 예결위 전체회의에서도 내부 문건을 공개하며 "삼성물산이 2015년 7월 제일모직과 합병되기 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치 부풀리기를 알고 있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럼에도 당시 제일모직 최대주주였던 이 부회장에 유리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비율이 확정돼 제일모직이 삼성물산을 흡수합병하도록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엉터리 보고서를 삼성물산 최대주주 국민연금에 제출, 합병 찬성을 유도했다"는 것이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일 국회 정론관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내부 문건을 공개하며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작업을 도와 분식회계를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사진=지디넷코리아)

박 의원은 이같은 주장에 대한 근거로 내부 문건 복사본을 공개하며 “2015년 8월 5일 내부 문건을 보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자체 자사 평가액 3조원과 안전회계법인이 책정한 시장평가액 8조원 이상의 괴리, 즉 합병비율의 적정성, 주가하락 등 발생 예방을 위해 안전회계법인과 인터뷰를 진행했다고 나와있다”고 말했다.

이어 “8월 12일 내부 문건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저평가하면 합병비율 이슈가 생기고 합병비율 검토보고서(평가액)와 불일치해 사후 대응이 필요하다는 표현도 나온다”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 가치를 자체평가액 3조원보다 거의 3배 높은 8조원 이상으로 평가한 것은 엉터리 자료임을 이미 알고도 국민연금에 제출한 것”이라며 “이는 투자자를 기만한 사기 행위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내부 문건을 들여다보면 바이오젠이 보유한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콜옵션을 반영하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본잠식에 빠지므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 간 관계를 연결 종속회사(자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바꾼 정황이 드러났다는 주장도 나왔다.

박 의원은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에 따른 부채 계상과 평가손실반영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본 잠식에 빠진다는 사실을 알고 이를 막기 위해 3가지 방안을 고민 중 콜옵션 행사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이유만으로 (2015년 회계연도 사업보고서에서)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2천억 적자회사(삼성바이오로직스)가 1조9천억원 흑자회사로 둔갑됐다”고 덧붙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2년 미국 제약사 바이오젠과 합작 투자해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설립했다. 바이오젠은 합작 투자 계약 과정에서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을 ‘50%-1’ 매수할 수 있는 콜옵션을 얻었다. 콜옵션은 주식 등 특정 자산을 만기일 또는 그 전에 미리 정한 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다.

박 의원은 내부 문건에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물산이 제일모직 주가의 적정성 확보를 위해 고의로 분식회계한 것이 모두 드러나 있으니 금융당국의 신속하고 공정한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박 의원은 “지금 논란이 된 삼성바이오로직스 고의 분식회계 사건은 삼성물산과도 이어진다. 금융감독원, 금융당국이 삼성물산 회계처리에 대해서도 신속히 감리해야 할 것”이라며 “특정 대주주를 위해 엉터리 가치평가보고서를 동원해 투자자를 기만하고 소액주주 이익을 침해하는 전근대적 행위를 뿌리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박 의원 주장에 대해 “증권선물위원회에서 회계 논란에 대해 심의를 진행 중이므로 당사에 질의가 있을 때마다 성실히 답변할 것”이라고 말했다.